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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정부조직 기구도(2024.07.01, 연합뉴스) 더보기
강화 황금분식, 흥하길 바란다 엊그제집사람이 저녁을 밖에서 먹자고 했다. 그러자고 했다. 어디로 갈까, 했더니 황금분식 가자고 했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갔다.갑룡초등학교 앞에 있는 자그마한 분식집젊은 부부인 듯, 두 분이 운영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메뉴가 다양했다.  떡볶이, 김밥, 돈까스를 각각 1인분씩 주문했다.근데이게 다 맛있는 거다. 오우, 좋은데, 하면서 둘이 다 먹었다. 기분 좋게 밥값을 계산했다. 다해서 13,500원!가격마저 맛있다.  착한 가격보다 더 좋았던 것은 여주인의 따듯한 마음씨!둘이 거의 다 먹을 즈음처음보다 더 넉넉하게 담은 떡볶이를 내왔다. 추가 주문 안 했는데? 여주인 말씀이 처음 떡볶이 내온 게 양이 좀 적었다,여러 음식 한꺼번에 하느라 바로 더 챙기지 못했다, 마음에 걸려 조금 더 요리했으니, .. 더보기
'책 섬'이라니 신문을 읽다가 설렜다.신문을 읽다가 설렐 수도 있다니. 출판사, 한길사 김언호 대표의 인터뷰 기사다. 작은 헤드라인이 였다.책 섬? 바로 ‘책 섬’이 나를 설레게 했다. 해당 꼭지를 옮긴다.  지난 1월 그는 신안군에 책과 독서, 예술의 공간을 만들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파주 헤이리에 있는 책과 예술의 공간 북하우스를 남도의 섬(팔금면)에도 옮겨 놓겠다는 구상이다. 서점, 책 박물관, 갤러리 카페에 호텔까지 한데 어우러지면 ‘멀리서 책 읽으러 오는 섬’이 되리라는 꿈이다. 길을 걸으면서도 온통 그 생각뿐이다. 어떻게 해야 세상 사람들이 다시 책을 만지고 돌아볼까. “리딩 앤드 힐링. 이런 콘셉트의 ‘책 섬’이라면 어때요. 근사하지요?”팔순을 바라보는 출판계의 거목. 이 낡은 표현으로는 그의 에너지를 다.. 더보기
이제 그만합시다, 좀 이제 그만합시다, 좀 삐라 살포는 ‘표현의 자유’인가  육영수 여사 무덤 옆에 선글라스를 쓴 군복 차림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 있다. 박정희 옆에 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당대 최고 인기 배우다.1970년대, 강화도 북산에서 주운 ‘삐라’(전단)에 그려진 만화 얘기다. 어린 나에게 꽤 강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인지, 지금도 북한에서 날려 보낸 그 삐라 속 그림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그때는 그랬다.동네 아이들과 뒷산에 올라 여기저기 떨어진 삐라를 주워다가 사각 딱지를 접어서 놀았다. 가끔은 주운 삐라를 파출소에 갖다 주고 연필을 받아오기도 했다.세상은 거의 언제나 시끄러웠다. 깊은 밤은 더했다. 남과 북이 누구 목소리가 더 큰가, 경쟁하듯 방송을 틀어댔다. 강화도 북산 주변에서 대남방송과 대북방송이 서로 섞.. 더보기
강화솥밥집에서 저녁을 먹었더니 숙제 밀리듯 일이 자꾸 쌓인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가끔 고단하다고 느낀다. 저녁은 먹어야지. 오랜만에 읍내 강화솥밥집에 가서, 솥밥정식을 먹었다. 역시나 맛있게 먹었다. 입맛이야 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 밥집이 좋다. 몇 번 가서 점심 먹으며, 괜찮다, 싶은 식당이 있었다. 어느 날 저녁에 다시 가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완전히 딴 집 같았다. 누가 먹다 남긴 반찬을 그대로 내온 것처럼 보일 만큼상차림부터 어수선하였고, 큰맘 먹고 시킨 생선찌개는 확 올라오는 비린내에 먹을 수가 없었다. 이제 그 집은 안 가기로 했다.  식당은 일관성이 중요하다. 강화솥밥집은 일관성이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정갈하다. 정성이 느껴진다. 갈 때마다 반찬 종류가 조금씩 바뀐다. 생선구이와 명란젓은 항시 나오는 메뉴다... 더보기
한공주와 천우희 2004년에 경남 밀양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2014년에 이 사건을 소재 삼아 만든 영화, ‘한공주’가 개봉됐다. 2024년에야 나는 ‘한공주’를 보았다.  이 끔찍한 사건을 영화는 시종 덤덤하게 그린다. 덤덤해서 더 쓰라리다. 굳이 관객의 화를 돋우려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화가 난다. 배경음악까지 자제해서 조용하다. 그 조용한 여백이 외려 묵직한 警鐘이 되어 가슴을 조팬다.  한공주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영화 속에 천우희는 없다. 한공주만 있을 뿐이다. 눈동자만으로 모든 말과 감정을 다 표현하는 놀라운 배우.굳이 대사가 없다 해도, 그의 표정만으로 스토리가 죄다 이어질 것 같다.  공주는, 수영을, 배워야 했다.    감독의 생각이 궁금하여 인터뷰 기사를 찾아 보았다.   .. 더보기
나도 ‘마처 세대’다 신문에서 처음 보는 단어를 만났다. ‘마처 세대’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를 일컫는신조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꽤 여러 해전부터 ‘마처 세대’라는 말이 쓰이고 있었다.  나도 ‘마처 세대’다. 섭섭하지 않다. 당연하다고 여긴다. 다행이라고 여긴다. 더보기
아침 신문에서 만난 시 한 편, “물의 표정” 물의 표정                                                 이향아  누구는 물의 표정을 고요라고 하고 어떤 이는 그래도 정결이라 하지만 나는 또 하나 순종이라고 우긴다 거슬러 흐르는 걸 본 적이 없으므로 앞 물을 따라가며 제 몸을 씻는 물 영원의 길을 찾아 되짚어 오는 물 돌아오기 위해서 불길 위에 눕는 물 물의 온도는 봉헌과 헌신 이슬로 안개로 그러다가 강물로 온몸을 흔들어 겸허히 고이는 물의 내일은 부활 조용한 낙하       “시는 진실로 나에게 고독이었다” [제32회 공초문학상]공초문학상 수상자 이향아 시인, “시에서 무거운 말 안 하려고 노력일상 속 영원한 숙제 쓰려고 고민어머니께서 저를 불이라고 말해물을 닮으려는 마음 갖고 산 듯”등단 60년 넘은 ‘노장 .. 더보기
나무 그늘 아래서 친구가 점심 먹자고 했다.고려궁지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금 일찍 올라가 기다렸다.이방청 앞 느티나무 아래 서 있었다. 산들바람이 달았다. 나무가 만들어 준 그늘은 청량하였다. 그늘 밖으로 나가보니 으, 따가웠다.얼른 그늘로 되돌아왔다.나무는, 고맙다나무 같은 친구의 차가 도착했다.나는 누군가에 나무였던 적이 있을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