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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아버지의 샌들 구두 먼지를 털어내다가 쪼그려 앉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출근할 때면 내 구두가 깨끗하게 닦여 있곤 했다. 아침 일찍 구두를 닦는 이는 아버지였다.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오죽 많았을까만, 불편한 몸으로 하실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반짝이는 구두는 일터로 나가는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응원가였다. 그런데도 아들은 “구두는 뭐 하러 닦고 그래요.” 퉁명스럽게 말할 뿐,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 한 마디가 그리도 어려웠었나. 말년의 아버지는 여러 가지 병이 겹쳐 많이 앓으셨다. 걸음이 온전치 않아 자주 넘어지셨다. 여름 더위 제법이던 어느 날 아버지는 슬리퍼 신고 문밖에 나가셨다가 미끄러져서 얼굴을 심하게 긁혔다. 생채기로 범벅된 얼굴을 보니 화가 났다. “운동화 신지 왜 슬리퍼.. 더보기
진달래야 고맙다, 울 아버지 외롭지 않게 해서 "아·부·지."하늘을 향해 아버지를 불러본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간다. 산수유 먼저 노란 봄을 알리더니 질세라 붉은 진달래꽃 대궐을 이뤘다. "너희 덕분에 울 아버지 외롭지 않으리. 너희가 나보다 낫다." 나이 오십 되고 보니 눈시울이 젖을 때가 잦다.아버지는 강화에서 오래도록 관광회사에 다니셨다. 국내외 관광 안내를 나가시다가 나중에는 배차 업무를 주로 하셨다. 지리부도보다 더 정확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꿰뚫고 계셨다. 그 관광회사 기사님들은 관광객 모시고 멀리 나섰다가 길을 잃으면 무조건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그러면 아버지는 금방 어디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시곤 했다.아버지가 잠드신 충렬사 뒷산은 이제 여린 초록이다. 새순 올라온 잔디가 대견하다. 일흔 겨우 넘기시고 하늘로 가신 지 1년여.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