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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학교에서 詩를 만나다 중도 퇴직한 지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그래도 인연이 이어져서 한 해에 서너 번, 회의 참석하러 학교에 갑니다. 가는 길, 살짝 설렙니다. 출근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에 갔다가 학교 건물 외벽에 커다랗게 걸린詩를 만났습니다. 학교 홍보나 뭐 그런 종류의 글이 아니라 고운 시구를 내걸어서 참 좋았습니다. 학교가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았습니다.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반갑게 맞아주는 후배 교사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더보기
[스크랩] 캄보디아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한겨레신문, 2025.10.29. 박노자 |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최근 캄보디아의 현지 조직폭력배들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취업 사기를 벌여 캄보디아로 유인한 뒤, 그곳에서 감금과 폭행, 고문을 가하며 각종 사이버 범죄에 동원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질러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다. ‘캄보디아’라는 국명은 지금도 거의 매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수법으로 범죄에 동원된 한국인 피해자만 해도 적어도 수천명에 이르며, 기업형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폭력배들의 범행 수법이 극도로 잔인하기 때문에, 전 국민적 ‘충격’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범죄에 대한 ‘공분’과는 별도로, 캄보디아에 대한 너무나 이상한 담론들이 국내에서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범죄자의 상당.. 더보기
하늘이 좋아서 돈대로 더보기
모처럼 강화 이동갈비집 ‘향유’에 갔다 강화군 화도면 문산리, 마리산 기슭에 ‘향유’라는 식당이 있다. 살림집을 개조해서 꾸민 것 같다. 차 한 대 겨우 지날 시골길로 한참 올라가야 한다. 오가다 간판 보고 우연히 들를 수 있는 집은 아니다. 아이들이 와서 뭘 먹일까 하다가 여기로 데려갔다. 강화읍에서 40분 정도 거리다. 밥 한 끼 먹으러 가기에 좀 멀기는 하다. 음식은 이동갈비 딱 하나다. 일종의 후식으로 된장찌개·공기밥·냉면이 있을 뿐이다. 밑반찬 가짓수가 많지는 않으나 하나하나 만든이의 정성이 깃들었다. 샐러드 소스가 달콤하면서도 살짝 쌉싸름해서 갸웃했더니 주인장이 설명해준다. 집 뒤에 수령 100년 넘은 탱자나무가 있는데 그 열매를 따서 청을 담가 만든 소스라고 한다. 그런 식의 반찬들이다. 이동갈비, 역시나 아이들이 참 맛나.. 더보기
강화포도책방에 들렀다 색다르고 참신하고 의미있고 가치 있는 공간이 탄생하려고 한다. 강화읍 우체국 뒤, 이 건물 2층에 자리잡았다. 토박이식당 바로 위다. 10월 중 오픈 예정이라고 한다. 벌써 들어와 자리잡은 책들도 있다. 나도 책꽂이 작은 한 칸 얻어 '점주'가 되었다. 강화포도책방! 생동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2025년 10월 18일(토), 드디어 강화포도책방이 문을 열었다.10월 20일(월)에 가보았다. 어느새 책장마다 책이 들어찼다.빈 책장도 거의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사람과 책의 향연, 그 문화의 향기가 그윽하였다. 더보기
이런 식당이…, 순이네 한식부페 맞춤법상으로야 뷔페가 맞다지만, 부페가 친근하다. 밥집 상호도 부페다. 순이네 한식부페.그동안 몇 지인에게서 이 식당 이야기를 들었다. 손님이 많다, 가성비가 좋다, 맛있다 등의 이야기를. 드디어 가봤다. 대월초등학교 옆, 강화읍 월곳리. 넓은 주차장은 꽉 찼고, 길가까지 길게 차가 세워져 있었다. 여전히 낮볕 뜨거운 점심때, 주차하고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데 자리나 있을까? 그냥 다른 식당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들어갔다. 세상에나, 100석쯤 되어 보이는 좌석, 손님으로 가득했다. 빈자리 겨우 찾아 식사했다. 근처에 있는 산업단지 직원들을 주 고객 삼아 생긴 식당 같은데읍내에서도 많이들 찾아가니 손님이 넘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박리다매라지만, 남는 게 있을까, 싶었다. 흰밥과 흑미밥 두 종류, 생선과.. 더보기
[스크랩] 광복 80돌, ‘내부 식민지’ 이주민 〈한겨레신문〉, 2025-08-20, 이준희기자 광복절이면 언론에 나오는 단골 소재가 있다. 이른바 ‘일제 잔재’ 청산이다. 곳곳에 남은 일제강점기 시설이나 기념물이 도마 위에 오른다. 여전히 쓰이는 여러 일본식 단어도 바꿔야 할 대상으로 지목된다.이런 기사들을 보며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이주민 학대와 혐오를 떠올렸다. 지난달, 전남 나주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지게차에 묶인 채 학대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노동자는 흰색 비닐로 칭칭 감긴 채 결박당한 상태였다. 한국인 노동자들은 ‘깔깔깔’ 웃으며 “잘못했다고 해야지”라고 이주노동자를 타박했다.얼마 뒤 언론 보도에선 울산 한 공장에서 ‘이주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야’, ‘인마’ 등으로 이주노동자를 부르는.. 더보기
홍고추장 삼겹살 홍고추장 삼겹살 선원면 찬우물 옆에 있는 고깃집 그러고 보니 올해 처음 갔다. 예전 개업했을 때는 꽤 자주 갔었는데. 그새 주인장이 바뀌었다. 더불어 식탁 배치가 바뀌고 메뉴도 늘었다. 제주흑돼지 생삼겹살이 추가됐다. 그래도 먹던 대로 고추장 삼겹살을 시켰다. 숯불도 여전했고, 고기도 여전했다. 맛있는 식사였다. 더보기
《대중가요의 인문학》(조향래)을 읽고 남매는 고아다. 여동생은 오빠 학비를 벌려고 기생이 된다. 오빠는 여동생의 희생 덕에 대학을 졸업하고 순사가 된다. 기생 노릇 그만둔 여동생이 혼인하지만, 과거가 탄로나고 만다. 예견된 비극. 결국 여동생은 칼을 휘두르다 체포되는데 그녀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이는 바로 오빠였다. 1936년에 발표된 악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줄거리다. 오빠가 노래한다.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이렇게 ‘홍도야 울지 마라’라는 노래가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겪어온 여름 중 지금이 제일 더운 것 같다. 해마다 여름이면, “올해가 제일 더워”, 푸념한다. 기자이자 대중문화평론가인 조향래의 《대중가요의 인문학》을 맛있게 읽으며 폭염 며칠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