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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망찰, 계룡돈대 앞에서 장맛날, 축축한 열기에 절로 땀이 흘렀다.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갖춰 쓴 사내 몇이 응급조치를 막 끝내고 있었다. 무너진 돈대를 덮은 방수포가 펄럭이며 소리를 냈다. 마치 무언가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는 것처럼. 며칠 전 폭우로 계룡돈대가 무너졌다. 〈강화뉴스〉를 통해 소식을 들었지만 직접 보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현장을 본 순간, “아~이고” 깊은 탄식이 저 아래서부터 터져 나왔다. 돈대 북쪽, 그러니까 별립산 방향으로 3분의 2쯤 무너져내렸다. ‘하필이면, 북벽이야.’ 아쉬워하다가, ‘아니다, 북쪽일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계룡돈대는 근래에 복원된 곳이다. 유일하게 북쪽 벽만이 옛 모습 그대로였다. 우묵하게 팬 지반 위에 돌을 쌓고 또 쌓아 평평하게 다진 승군들, 그들의 땀내가 스며.. 더보기
[스크랩] 《돈대의 섬, 강화도》 북토크 “강화 돈대는 관방유적의 꽃”…'돈대의 섬, 강화도' 이경수 저자와의 만남 “돈대(墩臺)는 강화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독특한 문화유산입니다.” 인천 강화의 역사유적답사 모임인 ‘돈대탐험대’가 27일 강화군 양도면 큰나무카페에서 ‘돈대의 섬, 강화도’의 저자 이경수 역사학자를 초청해 팬미팅을 했다.팬미팅에는 돈대탐험대 회원과 지역 주민, 역사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 등 30여 명이 참석해 저자와 강화 돈대의 역사적 가치를 공유하며, 원형에 충실한 신중한 복원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경수 저자는 “강화섬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믄 돈대의 보고(寶庫)”라며 “돈대는 단순한 군사시설이 아니라 조선시대 국방 의식과 민중의 애환을 지니고 있는 강화 관방유적의 꽃이요 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월곶돈대 안의 연미정.. 더보기
강화 정수사 법당 정수사로 갑니다 우리 역사심문은 3월, 6월, 9월, 12월에 나옵니다. 그러니 3개월에 한 번 글을 쓰면 됩니다. 처음에는 ‘그 정도야 뭐.’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아! 아니었습니다. 3개월이 사흘처럼 닥칩니다. ‘벌써 또야? 이번에는 뭘 쓰지?’가다가 바지락 칼국수를 먹을 요량입니다. 하지만, 나의 변덕은 어쩔 수 없어, 평양냉면집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길가 간판을 본 순간 마음이 바뀐 겁니다. 웃기는 게, 저는 평양냉면 맛을 모릅니다. 고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저도 모르겠습니다. 냉면 육수를 한 모금 마십니다. 음, 역시나 밍밍하고 심심합니다. 도무지 삼삼하지가 않습니다. 어쨌든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가던 길 계속 가서 정수사에 내렸습니다. 그렇습니다. 망설임 끝에 이번 호는 .. 더보기
갈 곳이 없어서 포도책방으로 아침마다 강화 포도책방 대표가 카톡방에 글을 올린다. 전날 책방에 누가 왔고,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책이 오갔는지 들려준다. 어찌 이리 장문의 글을 매일매일 쓸 수 있는 것인지, 그의 작문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때로 시시콜콜하고, 그저 담담한 일상의 기록이지만, 나는 그 속에서 가끔씩 따듯해지곤 한다. 이번 여중생 이야기도 그렇다. 중학교 1학년짜리 여학생 둘이 다녀갔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뒤 그 아이들이 다시 책방에 왔다. 뭘 두고 가기라도 한 것일까? 여학생의 말이 이랬단다. “갈 곳이 없어 가지고….” 책방 대표는 카톡에 ‘갈.곳.이.없.어.가.지.고!’라고 적었다. 글자마다 찍힌 마침표에서 아이들을 향한 대표의 먹먹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온다. 딱히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다시 책방을 찾은.. 더보기
서오릉에 잠든 숙종과 장희빈 경기도 고양시에 다섯 왕릉을 모신 서오릉(西五陵)이 있다. 경릉, 창릉, 명릉, 익릉, 홍릉이다. 숙종이 잠든 곳은 명릉(明陵)인데, 제1계비 인현왕후도 함께 모셔 쌍분이 되었다. 그 옆으로 곡장을 달리해서 제2계비 인원왕후를 모셨다. 숙종이 왼쪽으로 눈길 주면 인현왕후요, 오른쪽을 바라보면 인원왕후이다. 그럼, 숙종의 원비는 어디에 계신가? 서오릉의 하나인 익릉(翼陵)이 숙종 원비 인경왕후의 능이다. 숙종 왕릉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봉분만 달랑 있는 대빈묘(大嬪墓)가 있다. 홍살문도 없고 정자각도 없는 이 무덤이 희빈 장씨, 장희빈의 묘이다. 1722년(경종 2) 10월에 장희빈을 추존하여 옥산부대빈(玉山府大嬪)이라 했기에 대빈묘라고 부른다. 석물이 간소하게 서 있기는 하나 왕릉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더보기
《돈대의 섬, 강화도》 《돈대의 섬, 강화도》, 이 책은 강화의 조선시대 관방사를 돈대와 진·보 중심으로 엮은 것입니다. 돈대 설치 전후로 축성된 교동읍성·강화외성·강화산성도 더불어 소개합니다. 건축적 특성을 말하기보다는 설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 안에 서린 의미를 주로 짚었습니다. 때로는 답사하듯, 대화하듯,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목차의 대강이 이러합니다. 보장처, 강화도를 읽는 실마리 / 유수부와 진무영, 통치와 방어의 심장 / 교동읍성, 시간의 결을 따라 / 진·보, 섬을 지키다 / 진, 첨사·만호가 지휘하다 / 보, 별장이어도 괜찮아 / 돈대, 짓다 / 돈대, 읽다 / 돈대, 겪다 / 돈대, 그래서 걷다 / 강화외성, 아픈 손가락 / 강화산성, 마지막 보루 / 그 후에 더보기
가는 4월, 강화의 빛깔 더보기
다시 맛본 오류네 칼국수 한 달 그리고 두 달 그 이상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오류네 칼국수 내외분 누군가 아프신 모양이다, 싶었다. 저대로 영영 문 닫는 것은 아니겠지?그럴 수 있을 것도 같다, 주인장 내외 연세가 있으시니.그래도 쾌차를 빌며 차를 돌리곤 했다. 전화를 걸어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이름난 식당 중에 주인장이 고령인 곳이 꽤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긴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져버리는 식당들이 있다. 신아리랑집도 그랬다. 문 앞에 서서 느껴야 했던 쓸쓸함이 제법 깊었었다. 여기에서도 나는 또 쓸쓸해야 하는가. 아니다. 다행히 문을 열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손목을 다쳐서 그동안 문을 닫아야 했단다. 예의 그 김치가 먼저 나왔고, 이어서 칼국수가 나왔다.반가웠다. 따듯했다. 더보기
강화의 인천시 지정문화유산과 돈대 인천광역시 지정유산의 현재 지난 호에서 국가 지정문화유산의 종류와 성격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강화에 있는 인천광역시 지정문화유산을 살펴보겠습니다. 특별시장이나 광역시장, 도지사는 관할 지역의 유산 가운데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을 ‘시·도 지정문화유산’ 등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시·도 지정문화유산은 가치를 재평가받아 보물이나 사적 같은 국가 지정문화유산으로 승격되기도 합니다. 실례로 인천시 유형문화유산이었던 ‘강화 전등사 업경대’가 2025년 9월에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강화 전등사 업경대’는 보물로 승격되면서 ‘강화 전등사 명경대’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국가유산기본법〉(2024)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시·도 지정문화유산의 종목 등이 〈문화재보호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