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全

일본영화, 퍼펙트 데이즈 벗님네들과 식사 자리.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화제로 올랐다. 너무 좋아서 두 번 봤다는 친구가 나에게 봤냐고 물었다. 눈만 껌뻑이고 있던 나는 보지 않았다고, 볼 생각 딱히 없다고 대답했다. 일본영화라서 안보겠다고 한 게 아니다. 외국영화라서 안보겠다는 거다. 한글 자막과 화면과 음향에 동시 집중하는 게 나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 영화를 주로 본다. 친구가 그랬다. 자막 별로 안 나온다고, 대사 별로 없다고. 웬만해선 안 그럴 것 같은 친구가 너무 좋아 두 번이나 봤다니 궁금하지 않은가. 그래서 봤다. 퍼펙트 데이즈. 진짜였다. 주인공은 말이 없다, 거의. 표정과 작은 몸짓으로 말을 대신했다. 그럼에도 그 남자의 삶이 보였고 상당 부분 이해됐다. 6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주인공. 그의 이름을 .. 더보기
강화도닷컴 소개 예까지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강화도닷컴(ganghwado.com)은 강화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티스토리 블로그입니다. 보고 듣고 먹고 읽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도 함께 다룹니다. 글 소재는 史·冊·常·敎, 이렇게 넷으로 구분합니다. 컴퓨터 화면 오른쪽 상단에 메뉴가 표기돼 있습니다. 휴대폰은 ‘三’를 누르면 됩니다. 史는 江華史를 위주로 한 역사와 문화유산, 冊은 운영자의 책 소개, 常은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 敎는 교육 관련 글입니다. 그리고 全은 블로그에 올린 모든 글이 날짜순으로 배열된 것입니다. 운영자가 신문, 잡지 등에 게재한 글들이 많은 편입니다.다른 분의 글이나 사진을 옮겨올 때는 ‘[스크랩]’ 등으로 표기하고 출처를 밝혔습니다. 검색 버튼과 최근글 목록은 화면 하단에 있습니다. '.. 더보기
강화선비지향포럼과 《강화선비》 강화에 각종 공부 모임이 참 많은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모임도 여럿이다. 공부하는 즐거움을 맛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강화선비지향포럼’은 내가 관심을 두고 마음으로나마 성원하는 모임이다. 허울 선비가 아니라 진짜 선비의 삶을 추구하는 분들이 모인 것 같다. 특히 존경스러운 것은, 회원 대개 연령이 70대~80대라는 점이다. 90대도 계시다. 이분들이 1년에 한 번 내는 《강화선비》라는 간행물을 만났다. 빨강 표지가 인상적이다. 소논문 여러 편과 회칙, 연혁 등이 실렸다. 공부 모임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연혁에 따르면, 2022년 2월에 이성동·이진환·이은용 선생님 주도로 ‘강화선비지향포럼’을 결성했다. 회장은 류중현 선생님이 맡았다. 정기적인 학술토론회를 .. 더보기
추억의 맛은 힘이 세다 집사람이 저녁상에 모처럼 묵은 총각김치를 지져 올렸다. 뚝배기에서 김이 모락거린다. 척 보니 색이 탁한 것이 맛없어 보인다. 그렇게 보일 뿐이고 사실은 맛나다는 걸 나는 안다.  문뜩 한 친구가 생각났다. 고등학생 때, 선원면에 사는 친구가 강화읍에서 자취했다. 자취방에 자주 놀러 갔다. 어느 날 친구가 밥을 해줬다. 반찬은 딱 하나. 집에서 가져온 총각김치에 물 적당히 넣고 양은냄비에 끓였다. 아무것도 안 넣고 오직 물 약간. 멸치 한 마리도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 저녁 우리집 찌개처럼 색깔이 거무튀튀했다. 별로 땡기지 않는 비주얼, 그래도 냄새는 구수했다. 먹기 시~작! 의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국물이 끝내줬다. 지금껏 내가 먹어본 김치찌개 가운데 그때 친구가 해준 게 최고의 맛이었다.  .. 더보기
사인비구 제작 동종-강화동종 혹시, 노래 듣다가 울어보신 적 있으신가요?저는 있습니다. 예전에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부르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들을 때였네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좋은 음악은 지저분한 마음을 맑게 씻어주고, 어수선한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산사의 종소리도 좋은 음악이라고 여깁니다. 드엉, 덩, 은은한 종소리가 귀보다 먼저 가슴으로 스미면, 나도 몰래 “하아~” 한숨을 내쉽니다. 산에서 듣는 종소리와 집에서 듣는 종소리는 맛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강화동종의 울림소리는 여느 산사의 범종 소리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그윽했습니다. 절에 있는 종을 대개 범종(梵鍾)이라고 부릅니다. ‘범(梵)’은 불교와 관련된 글자예요. 강화동종은 그냥 동종(銅鐘)입니다. .. 더보기
《삼국지》는 소설책일까, 역사책일까 《삼국지》 하면 우선 소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한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삼국지》는 소설이 아니고 역사책이다. 소설 《삼국지》의 정식 이름은 《삼국지통속연의》, 줄여서 《삼국지연의》라고 한다. 명나라 때 나관중(1330?~1400)이 지었다. 역사책 《삼국지》는 위진남북조시대 서진 때 진수(233~297)가 썼다. 기전체 형식이다. 나관중은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삼국지연의》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기전체 역사책 《삼국지》는 위서·촉서·오서로 되어 있다. 위서에 실린 열전 가운데 하나가 동이전이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은 하나의 책 제목이 아니라 《삼국지》 속에 있는 위서에 실린 동이전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자기네 동쪽에 사는 이민족들을 동이(東夷)라고 불렀다. 우리나라도 동이족에 포함됐다. .. 더보기
김포 덕포진의 역사 한강.참으로 먼 길이었습니다. 흐르고 흘러 하성면 시암리에서 임진강을 만났습니다. 몸 섞어 하나 된 둘이는 드디어 바다가 되었습니다. 염하입니다. 흘러 흘러 도착한 곳, 덕포진이에요. 병자호란(1636~1637) 그때 강화에 봉림대군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인조와 형 소현세자는 남한산성에 있었고요. 문수산 아래 진을 친 청군이 강화도를 침공합니다. 막아 싸워야 할 책임자, 검찰사 김경징과 강화유수 장신은 1등으로 도망갔습니다. 왜 이렇게 도망간 지도자가 많은지….강화는 청나라 군대에 점령됐고, 봉림대군은 삼전도로 끌려갑니다. 아버지 인조는 거기서 풀려났지만, 아들 봉림대군은 청나라까지 가야 했습니다. 인질입니다. 겨우 돌아와 즉위했습니다. 그이가 효종입니다. 효종은 강화도 방비에 더욱 신경을 씁니다. ‘진.. 더보기
어제 만난 나의 선배님 어제 아침 강의가 있어 서둘러 나가다가 선배 한 분을 만났다. 선배는 막 오토바이를 세우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 집으로 들어가는 참이었다. 그의 손엔 도시락 가방이 들려 있었다. 그가 타고 온 오토바이에 도시락 가방이 가득했다. 어려운 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하시는 거다.  예전에도 그런 모습을 몇 번 봤다. 그때는 그냥, 좋은 일 하시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는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였다. 선배의 얼굴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얼굴뿐이랴, 온몸이 얼었을 것이다. 아, 저 나이에….누군가가 나에게 두둑한 일당 챙겨주며 이 일을 해달라고 해도나는 못할 것이다.  대략 10년? 아니 훨씬 더 오래전부터 선배는 도시락 봉사를 하는 것 같다. 한두 해 하다가 끝낸 게 아니다. 어디.. 더보기
병인양요 문수산성 전투, 한성근은 패했다 문수산성, 그러면 떠오르는 사건과 인물이 있을 겁니다. 예, 병인양요 문수산성 전투와 한성근입니다.   1866년(고종 3) 병인년에 프랑스군이 강화도를 침공하고 점령합니다. 그들은 지금의 강화 읍내에 주둔했습니다. 대원군이 파견한 양헌수(1816~1888)가 염하를 건너 강화 정족산성에 들었습니다.   그러자 프랑스군이 정족산성으로 쳐들어갑니다. 양헌수 부대가 그들을 격퇴합니다. 참패한 프랑스군이 서둘러 강화에서 철수하면서 전쟁이 끝납니다. 이것이 대략적인 병인양요의 경과입니다.   한성근의 문수산성 전투는 어느 단계에서 벌어진 사건인지 검토해봅시다.   날짜 전개 과정 10월 16일(음력 9월 8일)프랑스군, 강화 점령흥선대원군, 순무영 설치(순무사 이경하·순무중군 이용희·순무천총 양헌수)10월 17..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