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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화 포도책방에서 책 몇 권 갖다 놓은 게 거의 다 나갔다고 한다. 신기하고, 또 고마운 일이다. 다시 몇 권 추려서 가지고 갔다. 포도책방 들어서는데 벽에 커다란 詩가 걸렸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다. 방문객이기도 한 나는 책을 안아 든 채 정성스레 또박또박 써내린 ‘방문객’을, 또박또박 읽었다. 인연의 고귀함을 생각하였다. 더보기
불은면, 천년 은행나무를 뵙고 세운 지 천년 된 건축물이라도 이미 범상하지 않은 법.하물며 한 생명 나이가 천세라면, 말해서 무엇하랴.노란 은행잎 내리는 것은 刹那보다 더 짧은 한 해가 저문다는 뜻. 더보기
첫 눈맞춤 啐(줄), 어려운 한자다. 옥편을 찾아보니 ‘빠는 소리 줄’ 자로 나온다. 우는 소리, 떠드는 소리라는 뜻도 적혀 있다. 啄(탁), 역시 어렵다. ‘쪼을 탁’ 자다. 알 속 병아리가 세상으로 나올 때가 되면, 뭔가 소리를 낸다고 한다. 여린 부리로 껍데기를 두드리는 모양이다. 그러면 어미닭이 알아듣고 밖에서 알을 조심스레 쪼아준다. 안팎에서 동시(同時)에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이렇게 병아리가 태어난다. 하여, 생긴 말이 ‘줄탁동시(啐啄同時)’다. 불경에 처음 언급된 성어인데, 교육의 의미를 말할 때도 종종 인용된다. 학생의 노력과 교사의 조력이 어우러지면서 학생이 성장한다는 뜻으로 말이다. 아니,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한다고 해석해야 온전할 것 같다. 본연의 줄탁동시가 엄마와 뱃속 아기 사이에서도 일.. 더보기
학교에서 詩를 만나다 중도 퇴직한 지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그래도 인연이 이어져서 한 해에 서너 번, 회의 참석하러 학교에 갑니다. 가는 길, 살짝 설렙니다. 출근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에 갔다가 학교 건물 외벽에 커다랗게 걸린詩를 만났습니다. 학교 홍보나 뭐 그런 종류의 글이 아니라 고운 시구를 내걸어서 참 좋았습니다. 학교가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았습니다.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반갑게 맞아주는 후배 교사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더보기
하늘이 좋아서 돈대로 더보기
모처럼 강화 이동갈비집 ‘향유’에 갔다 강화군 화도면 문산리, 마리산 기슭에 ‘향유’라는 식당이 있다. 살림집을 개조해서 꾸민 것 같다. 차 한 대 겨우 지날 시골길로 한참 올라가야 한다. 오가다 간판 보고 우연히 들를 수 있는 집은 아니다. 아이들이 와서 뭘 먹일까 하다가 여기로 데려갔다. 강화읍에서 40분 정도 거리다. 밥 한 끼 먹으러 가기에 좀 멀기는 하다. 음식은 이동갈비 딱 하나다. 일종의 후식으로 된장찌개·공기밥·냉면이 있을 뿐이다. 밑반찬 가짓수가 많지는 않으나 하나하나 만든이의 정성이 깃들었다. 샐러드 소스가 달콤하면서도 살짝 쌉싸름해서 갸웃했더니 주인장이 설명해준다. 집 뒤에 수령 100년 넘은 탱자나무가 있는데 그 열매를 따서 청을 담가 만든 소스라고 한다. 그런 식의 반찬들이다. 이동갈비, 역시나 아이들이 참 맛나.. 더보기
강화포도책방에 들렀다 색다르고 참신하고 의미있고 가치 있는 공간이 탄생하려고 한다. 강화읍 우체국 뒤, 이 건물 2층에 자리잡았다. 토박이식당 바로 위다. 10월 중 오픈 예정이라고 한다. 벌써 들어와 자리잡은 책들도 있다. 나도 책꽂이 작은 한 칸 얻어 '점주'가 되었다. 강화포도책방! 생동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2025년 10월 18일(토), 드디어 강화포도책방이 문을 열었다.10월 20일(월)에 가보았다. 어느새 책장마다 책이 들어찼다.빈 책장도 거의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사람과 책의 향연, 그 문화의 향기가 그윽하였다. 더보기
월곶돈대·북장대 — 조망권 회복을 위한 수목 정비 요청 나무가 없어야 “수목도 없고 암석도 없게 만들어 적이 와도 은폐할 곳이 없고 성 위에서 돌을 굴려도 판자 위에 둥근 알을 굴리듯 잘 내려가도록 해야 바야흐로 천연의 험지가 될 것입니다.”조선시대에 유성룡이 한 말입니다. 산성 밖이 민둥해야 적군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병인양요 격전지였던 정족산성 바깥도, 그때는 프랑스군이 몸을 숨길 만한 나무가 없었을 것입니다. 강화산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화도조약(1876) 체결 기간에 일본인이 촬영한 읍내 사진을 보면, 북산의 산성 외곽이 나무 없이 매끈하게 관리되고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화교육현장, 월곶돈대 나무가 절대로 자라서는 안 되는 곳이 돈대 외곽입니다. 돈대는 적선의 침입을 경계하는 방어시설입니다. 돈대에서 바다가 훤히 내.. 더보기
이런 식당이…, 순이네 한식부페 맞춤법상으로야 뷔페가 맞다지만, 부페가 친근하다. 밥집 상호도 부페다. 순이네 한식부페.그동안 몇 지인에게서 이 식당 이야기를 들었다. 손님이 많다, 가성비가 좋다, 맛있다 등의 이야기를. 드디어 가봤다. 대월초등학교 옆, 강화읍 월곳리. 넓은 주차장은 꽉 찼고, 길가까지 길게 차가 세워져 있었다. 여전히 낮볕 뜨거운 점심때, 주차하고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데 자리나 있을까? 그냥 다른 식당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들어갔다. 세상에나, 100석쯤 되어 보이는 좌석, 손님으로 가득했다. 빈자리 겨우 찾아 식사했다. 근처에 있는 산업단지 직원들을 주 고객 삼아 생긴 식당 같은데읍내에서도 많이들 찾아가니 손님이 넘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박리다매라지만, 남는 게 있을까, 싶었다. 흰밥과 흑미밥 두 종류, 생선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