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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짜장면이 싫단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처럼 우리는 오래도록 짜장면을 짜장면으로 쓰지 못했습니다. ‘자장면’으로 쓰고 불러야 했지요. 한국어 맞춤법 규정이 그랬습니다. 2011년에야 ‘짜장면’이 표준어로 인정되면서 공식적으로 짜장면으로 쓸 수 있게 되었지요.  50년 전쯤에 머릿속에 각인된 단어 ‘태풍관’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아리랑골목 입구에 있던 강화 유일의 중국집이었죠. 강화 아이들이 가장 가보고 싶었을, 그러나 기껏 일 년에 한두 번 가는 선망의 짜장면집, 거기가 태풍관이었습니다.‘강화국민학교’ 다니던 때 학교를 마치면 가끔 태풍관으로 내려갔습니다. 주위를 잠시 맴돌고 나서야 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왜 그랬나? 냄새 맡으러 간 겁니다. 주방에서 흘러나오는 짜장면 냄새를 코로 받아먹으며, 아.. 더보기
‘가꾸지’ 바닷길 역사산책② - 강화전쟁박물관 연미정에 안녕을 고하고 나와 한적한 해안도로로 들어선다. 시속 30km! 다행히 뒤따르는 차가 없어서 내 맘대로 천천히 간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나도 살 좀 찌고 싶다. 아~, 공기 좋다. 벼 다 익은 들판이 아름답다. 벼는 뾰죽 선 초록 때도 이쁘고 저렇게 농익어 고개 숙인 노랑도 이쁘다. 아이구, 그러고 보니 모낼 때가 엊그제인데 어느새 벼 벨 때가 됐구나. 화살은 멀리 갈수록 느려지는데 인생은 멀리 갈수록 빨라지는 것 같다. 강화전쟁박물관 도착! 강화전쟁박물관을 포함한 일대 영역을 갑곶돈대라고 한다. 문화재(사적) 공식 명칭은 ‘강화 갑곶돈(江華 甲串墩)’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갑곶돈대에는 갑곶돈대가 없다. 진짜 갑곶돈대는 옛 강화대교 입구쯤에 있었다. 지금은 없.. 더보기
마리산 참성단 “한번 보고 가득한 회포를 풀고 두 번 보고 천 년 역사를 알만한 강화! 우리가 원하여 보고자 하는 강화! 우리가 기어코 가야만 할 강화!” 일제강점기인 1921년에 ‘가자봉인’이라는 필명을 쓰는 이가 잡지 《개벽》에 실은 글의 일부입니다. 가고 싶은 강화가 아니라 ‘기어코 가야만’ 하는 강화라고 했습니다. 가자봉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열망하는 이마다 ‘기어코’ 강화에 다녀갔습니다. 교통 불편하던 시절, 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강화를 찾았을까요. 참성단을 ‘뵙기’ 위함이었습니다. 마리산 참성단에 오른 가자봉인은 그 감회를 이렇게 썼습니다. “단군이 등을 어루만지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아 감격의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그렇습니다. 나라 잃은 백성의 처지가 되어 찾아온 마.. 더보기
《강화도史》 출판사(역사공간) 서평 선사부터 근대까지 주요 사건이 펼쳐진 무대였던 탓에 한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섬, 강화도. 국가 지정 문화재와 지방 문화재, 천연기념물 등 섬 자체가 문화재라고 할 만한 강화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우리 역사의 흔적과 숨은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강화에서 나고 자라 여전히 그곳에서 살고 있는 저자만이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 강화에 관해 잘못 알려진 이야기. 선사부터 강화도조약까지 죽 거슬러오면서 저자가 들려주는 특별하고 맛깔스런 강화도 역사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이곳이 왜 기쁨과 눈물과 비탄의 눈물이 함께 고여 있는 ‘교훈의 땅’인지 알게 된다. 동막해변 갯벌에서 출토된 토기, 강화 곳곳에 우뚝 서있는 고인돌, 위급한 사태를 위해 설치한 봉수대와 돈대, 저자는 아.. 더보기
‘가꾸지’ 바닷길 역사 산책① – 연미정 살다 보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확 짜증이 나고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연미정에 가곤 한다. 방문객이 거의 없어서, 그 귀한 공간이 오롯이 내 것이 된다. 돈대 여장에 기댄 채 바다를 보고 하늘도 보고 바닥에 주저앉아 멍도 때리고 그러다 보면, 그래, 사는 게 다 그렇지, 훌훌 털어내게 된다. 그랬는데, 요즘은 연미정 분위기가 다르다. 찾는 이들이 평일에도 제법 많다. 나는 여전히 연미정을 사랑하지만, 여기서 멍때리기는 이제 하지 않는다. “응? 정자라는데 웬 성벽이야?”“저 안에 있나 보지.”내 바로 앞에서 걷는 이들이 말한다. 처음 오시는 분들인 모양이다. 아래에서 보니 월곶돈대가 정말 높다란 성벽 같다. 아치형 출입문으로 들어간다. 그 많은 돈대 가운데 출입문이 아치형인 것은 몇 개 .. 더보기
달고나 오늘 강의를 마쳤다.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60~70대 수강생 스물두 분 강의실을 나가신다. 뒷정리를 하는데 한 분이 내 앞으로 오시더니 “드세요” 하시며 작은 과자 봉지를 내민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받고 보니 “국민학교 달고나”달고나? 수십 년 잊고 살다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볼 때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랬는데 달고나라니. 어릴 때 ‘찍어먹기’라고 불렀던 것 같다. 봉투를 열어보니 정말 손톱만 한 달고나가 들어있다. 색깔, 향, 맛. 옛날 그 기억 그대로였다. 추억은 이렇게 단맛인가. 더보기
강화의 선사시대 강화의 선사시대 오늘은 강화의 선사시대를 살펴봅니다. 아득한 옛날, 사람들이 문자를 발명하고 기록을 남기게 된 이후부터를 역사시대라고 하고 문자 발명 이전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합니다. 선사(先史)는 역사 이전 시대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시대까지를 선사시대로 분류합니다. 선사시대는 문자 기록이 없는 시대이기에 당시 사람들이 남긴 유물이나 유적 등을 통해 그들의 삶을 추정하게 됩니다. 물론 자연환경도 고려합니다. 한반도에서 구석기시대가 시작된 것은, 교과서 기준으로, 대략 70만 년 전이고 신석기시대는 기원전 8000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1만 년 전쯤부터입니다. 만약 강화에서 3만 년 전에 만들어진 어떤 도구가 나왔다고 하면, 그건 구석기시대 유물이 되는 것입니다. 하.. 더보기
아들아, ‘소확행’은 말이다 아들, 잘 있는가. 창을 등지고 앉아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햇살 덕분에 등이 따듯하여 추위를 잊는다. 여름 햇살은 그리도 밉더니 겨울 햇살은 이리도 고맙구나. 아빠에게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단다. 취미라고 말하고 보니 쑥스러운데 사실은 TV 드라마 보기란다. 직장 나갈 때는 거의 보지 않던, 볼 수도 없었던 연속극을, 퇴직한 지금은 잘도 본다. 어떨 때는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까지 다 ‘본방사수’할 때도 있단다. 의외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요즘은 ‘SKY 캐슬’을 흥미 있게 보고 있다. 자식을 명문대 보내려는, 대한민국 상위 0.1% 가정의 ‘노오력’을 기둥으로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엮어나가는 이야기란다. 당연히 꾸며진 그리고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그 행간에서 작금의 현실도 읽히는구.. 더보기
《한국사 키워드 배경지식》, 한국사 개설서 한국사 기초를 다지려는 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 각종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 내신과 수능에 대비하는 고등학생 여러분. 이런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