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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막해변 이어서 ‘배터지는 집’ 오후 3시쯤.별안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라도 가볼까? 동막으로 가자. 분오리돈대 사진 찍으려고 카메라를 챙겼다.  이런, 들어갈 수 없었다. 사고 예방한다고 돈대 입구를 막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해변으로 내려갔다. 바다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갯벌을 주로 봐왔는데 오늘은 물이 밀어 진짜 바다 같았다. 왜 이리 사람들이 많지?아, 일몰을 보려고 모인 이들이다. 그렇구나, 시간이. 오늘은 2025년 1월 1일. 일출 봐야 그럴듯한 날에 나도 사람들 속에서 일몰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답답함 씻어내고 돌아오는 길정수사 입구에 있는 칼국숫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가끔 봐서 이름이 익은 곳이다. ‘배터지는 집’맛있다기보다는 양이 많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름이다.나는 .. 더보기
운요호 사건의 진실 운양호·운요호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의 침략입니다. 다시 또 강화도입니다. 신미양요 4년 뒤 1875년(고종 12) 9월, 초지진 앞바다에 일본 군함 운요호가 나타납니다. 쌍방 포격전 끝에 운요호가 퇴각합니다. 이를 ‘운요호 사건’이라고 불러요.독자분들 대개가 학창시절에 운양호 사건(雲揚號事件)으로 배웠을 겁니다. 한자 그대로 읽은 거지요. 지금은 해당 나라 발음에 가깝게 읽는 원칙이 서서 운요호 사건이라고 합니다. 모택동을 마오쩌둥으로 쓰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요, 일본 사람들이 전함(戰艦)을 ‘함’으로 부르고 수송선을 ‘호’라고 했대요. ‘운요호’보다는 ‘운요함’이 더 정확한 호칭인 셈입니다만, 이 글에서는 역사용어로 굳어진 ‘운요호’를 그대로 쓰겠습니다. 메이지유신이제 운요호 사건이 일.. 더보기
영화 '하얼빈' 소감 보고 싶었다. 개봉을 기다렸다. 봤다. 同心人이 많았나보다. 극장이 꽉찼다.  영화는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는다.재미나게 보이려고 굳이 애쓰지 않는다.이등박문 처단을 향해 진중하게 진군할 뿐이다.  하얀 눈길은 不義를 제거하려는 義의 길이다. 그 길에 강함과 나약함, 양심과 비양심의 발자욱이 함께 찍힌다. 침략자에 맞서 구국 전선으로 뛰어든 사내들의 고뇌는 담배 연기로 흐른다. 난폭하게 발현된 일본군 장교의 열등감이 피를 더한다.  영화에 영웅 안중근은 없다. 인간 안중근이 있다. 하여 더 뜨겁게 와 닿는다. ‘안중근’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내뿜는 아우라에 배우 현빈은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을 테다. 그럼에도 호흡, 숨소리 하나에까지 인간 안중근의 마음을, 감정을, 잘 담아냈다.우리 사람 조우진, 박정민, 전.. 더보기
세상을 안다고 생각했다만 살아온 날이 꽤 많이 쌓여 이제는 세상을 웬만큼 안다고 생각했다. 이해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아니었다.알기도 이해하기도 점점 어려운 세상이다. 옆을 보고 뒤를 보고 위를 올려봐도가해자들은 더 뻔뻔해만 지고 심지어 당당해 보이려고 애쓴다.  까마득 낭떠러지 향해 달려가는 쥐떼생각이 드는데비상식이 판치는 세상인지라그게 살길이라 믿고 달리는 모양이다. 도대체 왜들 저러지?처지 바꿔 생각해봐도 도시 이해 못 하는 나는 웬만큼 세상을 안다는 생각을 접어야겠다. 더보기
아사녀여, 함허의 여인이여! 아사달과 아사녀혹시, ‘정년이’를 보셨는지요. 1950년대 여성국극을 소재 삼아 만든 12부작 드라마입니다.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tvN에서 방영했는데요, 최고 시청률 16.5%를 찍었습니다. 주요 장면을 강화에서 촬영했답니다. 저는 ‘정년이’를 재밌게 봤어요. 특히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 등 출연 배우들이 대역 없이 직접 하는 판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진짜 소리꾼 같았습니다. 드라마 후반부 공연 장면에 아사달과 아사녀가 등장합니다. 오랜만에 들어본 아사달과 아사녀! 줄거리가 뭐였더라, 궁금해서 《삼국유사》를 열었습니다. 어딨지? 안 나오네요. 제가 또 착각한 겁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를, 아사달과 아사녀로 여기고 있던 겁니다. 아사달과 아사녀는 .. 더보기
봉천식당에서 행복한 식사 - 갈치정식 강화군 하점면 봉천식당주인장 명함에는 ‘봉천가정식백반’이라고 식당 이름을 적었다. 안주인이 요리하고, 바깥양반이 음식을 나른다. 안팎이 허름한 시골 식당, 그래도 여기가 강화의 숨어 있는 맛집이다.  내 사는 읍내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왠지 먼 느낌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가끔 가면 백반을 먹는다. 눈익은, 익숙한 반찬들, 하나하나 맛이 다 괜찮다. 그런데, 이 집 음식의 백미는 역시 갈치다. 그것도 싱싱한 제주 은갈치! 여러 해 전, 결혼식 참석차 친구들과 제주에 갔었다. “제주도까지 왔는데, 갈치조림 정도는 먹고 가야지?” “그럼 그럼, 그래야지.”‘갈치조림’이라고 크게 써 붙인 바닷가 식당에 들어가 이른 저녁을 먹었다. 오마이가아아앗!북어 씹는 느낌이었다. 냄새도 났다. 생갈치라더.. 더보기
탄핵 투표장에서 달아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제야 그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으로 고통 겪는지 오래다. 그동안 각계에서 대북방송 중단을 그리도 간절하게 요청했건만, 정부는 계속 못 들은 척했다. 대북방송은 국가 안보가 아니라 ‘정권 안보’를 위한 술책이었다. 오물 풍선 날리는 북한 땅, 황해도 지역을 포격하라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군에 지시했었다고 한다. 지시받은 합참의장이 거부했다고 한다. 북한을 타격하면, 그들도 대응사격을 하게 된다. 국지전이다. 이를 빌미로 비상사태를 선언해서 합법적인 양 계엄령을 선포하려던 속셈이었다. 북한의 포격으로 우리 장병과 주민이 얼마나 죽든 상관없이, 그저 정권만 지키면 된다는 무도한 발상이었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자기 자리 보전하려고 북한을 도발해서 어쩌면 전쟁이 될.. 더보기
강화군, 문화유산 안내 점자 리플릿 제작 강화군이 문화관광 안내 리플릿에 점자를 넣어 제작했다고 한다.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담긴 작업이다. 점자, 훈맹정음을 창시한 박두성 선생은 강화 교동에서 나서 자랐다. 다음은 강화군청 관련 보도자료 전문이다.   -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국가유산의 가치 누려요! -강화군(군수 박용철)은 강화의 문화유산 점자 안내 리플렛을 제작해 10일부터 제공한다.이번에 제공되는 문화유산 점자 리플렛은 강화의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기본 정보를 수록하여, 강화군을 방문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군은 점자 리플렛을 관내 장애인 단체에 배포하고, 관광안내소에서 비치해 방문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한편, 강화군은 2025년도에는 강화역사박물관에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 더보기
미군의 침략, 신미양요 등거리 외교等!‘등급 등’이라는 한자입니다. 1등, 2등, 할 때의 그 ‘등’입니다. 그런데 等 자에 ‘같다’는 뜻도 있어요. 그래서 등거리(等距離)는 같은 거리라는 의미가 됩니다. ‘등거리 외교’란 이 나라 저 나라에 같은 거리를 두고,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외교하는 걸 말합니다. 국어사전은 ‘어떠한 나라에도 치우치지 아니하고 각 나라마다 동등한 비중을 두면서 중립을 지향하는 외교 정책’이라고 등거리 외교를 정의합니다. 고려는 등거리 외교라고 할만한 대외정책을 펼치며 나라의 안정과 부강을 꾀했습니다. 조선 광해군도 비슷했지요.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중립 정책을 썼습니다. 인조가 쿠데타로 즉위하고 명나라로 확 기울어버리는데, 이게 정묘·병자호란의 한가지 원인이 됐습니다. 역사는, 어느 한쪽 나라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