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史

북일곶돈대

 

 

 

 

강화도가 서해안에 있다 보니, 일몰 광경 볼만한 데가 여럿입니다. 유명한 곳이 고려산 적석사 낙조봉이고 또 화도면 장화리입니다. 찾는 이들이 많아지자, 적석사에서 낙조대를 설치했고, 강화군은 장화리일몰조망지를 조성했습니다.

북일곶돈대는 장화리일몰조망지에서 2정도 숲길을 걸어야 만날 수 있습니다. 주차 공간도 좁아서 승용차 너덧 대 겨우 대는 정도입니다. 불편합니다. 그래도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1679(숙종 5)에 쌓은 48돈대 가운데 하나입니다. 장곶보 소속입니다. 북일곶(北一串)에 들어선 돈대라 북일곶돈대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위치가 강화도 남서쪽 해안인데 어떻게 북()자가 들어갔을까. ‘의 본디 의미는 등지다’, ‘배후’, ‘였다고 해요. 마을 사람들이, ‘뒤에 있는 곶이라는 의미로 뒤곶이라고 했습니다. ‘뒤곶이뒤꾸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북일곶돈대를 뒤꾸지돈대로 부르기도 했답니다.

북일곶돈대에 도착하니 적막강산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산새인지, 물새인지, 사각의 돈대 위로 떠갑니다. 모처럼 만난 사람이 반가운 모양입니다. 돈대 외벽의 석누조를 찾아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석누조는 배수구 물받이 홈통 같은 것입니다. 원형 남아 있는 돈대가 몇 개 안 됩니다.

돈대 안, 지금은 텅 빈 공간입니다만, 예전엔 돈사가 있었겠지요. 여기 북일곶돈대하고 굴암돈대에서 온돌 갖춘 집터가 발굴됐습니다. 돈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제 포좌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포 쏘는 구멍 옆으로 또 하나의 공간이 있습니다. 이방(耳房)이라고 해요. 얼굴 옆으로 귀가 있듯, 포좌 옆벽에 이방이 있습니다. 이방에는 포알과 화약 같은 걸 넣어두었을 것입니다.

포좌 옆 계단으로 올라가 앞을 향해 앉습니다. 바다입니다. 갯벌입니다.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입니다.

 

 

석누조

 

 

포좌 안 이방과 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