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常 썸네일형 리스트형 달고나 오늘 강의를 마쳤다.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60~70대 수강생 스물두 분 강의실을 나가신다. 뒷정리를 하는데 한 분이 내 앞으로 오시더니 “드세요” 하시며 작은 과자 봉지를 내민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받고 보니 “국민학교 달고나”달고나? 수십 년 잊고 살다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볼 때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랬는데 달고나라니. 어릴 때 ‘찍어먹기’라고 불렀던 것 같다. 봉투를 열어보니 정말 손톱만 한 달고나가 들어있다. 색깔, 향, 맛. 옛날 그 기억 그대로였다. 추억은 이렇게 단맛인가. 더보기 아들아, ‘소확행’은 말이다 아들, 잘 있는가. 창을 등지고 앉아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햇살 덕분에 등이 따듯하여 추위를 잊는다. 여름 햇살은 그리도 밉더니 겨울 햇살은 이리도 고맙구나. 아빠에게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단다. 취미라고 말하고 보니 쑥스러운데 사실은 TV 드라마 보기란다. 직장 나갈 때는 거의 보지 않던, 볼 수도 없었던 연속극을, 퇴직한 지금은 잘도 본다. 어떨 때는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까지 다 ‘본방사수’할 때도 있단다. 의외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요즘은 ‘SKY 캐슬’을 흥미 있게 보고 있다. 자식을 명문대 보내려는, 대한민국 상위 0.1% 가정의 ‘노오력’을 기둥으로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엮어나가는 이야기란다. 당연히 꾸며진 그리고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그 행간에서 작금의 현실도 읽히는구.. 더보기 아버지의 샌들 구두 먼지를 털어내다가 쪼그려 앉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출근할 때면 내 구두가 깨끗하게 닦여 있곤 했다. 아침 일찍 구두를 닦는 이는 아버지였다.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오죽 많았을까만, 불편한 몸으로 하실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반짝이는 구두는 일터로 나가는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응원가였다. 그런데도 아들은 “구두는 뭐 하러 닦고 그래요.” 퉁명스럽게 말할 뿐,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 한 마디가 그리도 어려웠었나. 말년의 아버지는 여러 가지 병이 겹쳐 많이 앓으셨다. 걸음이 온전치 않아 자주 넘어지셨다. 여름 더위 제법이던 어느 날 아버지는 슬리퍼 신고 문밖에 나가셨다가 미끄러져서 얼굴을 심하게 긁혔다. 생채기로 범벅된 얼굴을 보니 화가 났다. “운동화 신지 왜 슬리퍼.. 더보기 진달래야 고맙다, 울 아버지 외롭지 않게 해서 "아·부·지."하늘을 향해 아버지를 불러본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간다. 산수유 먼저 노란 봄을 알리더니 질세라 붉은 진달래꽃 대궐을 이뤘다. "너희 덕분에 울 아버지 외롭지 않으리. 너희가 나보다 낫다." 나이 오십 되고 보니 눈시울이 젖을 때가 잦다.아버지는 강화에서 오래도록 관광회사에 다니셨다. 국내외 관광 안내를 나가시다가 나중에는 배차 업무를 주로 하셨다. 지리부도보다 더 정확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꿰뚫고 계셨다. 그 관광회사 기사님들은 관광객 모시고 멀리 나섰다가 길을 잃으면 무조건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그러면 아버지는 금방 어디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시곤 했다.아버지가 잠드신 충렬사 뒷산은 이제 여린 초록이다. 새순 올라온 잔디가 대견하다. 일흔 겨우 넘기시고 하늘로 가신 지 1년여. 그..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