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예술이 되다, 완주 불명산 화암사
華嚴寺는 알아도, 花岩寺는 몰랐다. 친구가 화암사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줬다. 보자마자 마구 끌렸다. 花岩寺, 꽃바위! 雨花樓, 꽃비! 이름마저 매혹적이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고 버겁다. 가 봐? 이 더위에 그 멀리? 결국,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화암사 알현! 아. 아. 거기 불명산, 높고 높고 깊고 깊은 딱 그 자리 아담한 절집이 앉아 있었다. 돌담 안팎으로 상사화 무진장이었다. 우화루부터 말문이 막혔다. 수행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묵언이다. 절 마당이다. 공간을 아끼고 아낀 건물 배치, 흐트러짐이 없다. 여느, 규모 큰 절들을 외려 압도하는 아우라, 뿜뿜. 속세 ‘진짜’ 끊어낸 求道의 공간 극락전.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국보가 되었으랴. 한 조각 그림까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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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떡과 어머니
장떡이었다. 된장, 고추장, 부추 등속 버무려 오물조물 동그랗게 만든 장떡을 나는 좋아했다. 짭짤한 장떡만 있으면 밥을 맛나게 먹었다. 일 년 전 이맘때, 어머니는 자식 놈 먹이려고 온종일 장떡을 만들어 채반에 널어놓으셨다. 적당히 말려 냉동실에 넣어두면 꽤 오래도록 나의 최고 반찬이 된다. 다음날이었던 것 같다. 우당탕, 소리가 컸다. 불길한 느낌이 확 일었다. 뛰쳐나가 보니 어머니가, 쓰러져 있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해서 119 도움받아 병원으로 모셨다. 작은 병원, 큰 병원 옮겨가며 입원, 허리 수술, 입원, 몇 개월 만에 결국은 요양원으로 가셨다. 집안에서도 보행기에 의존해 겨우겨우 걷는 양반이 장떡 채반을 옮기다가 넘어지신 게 발단이었다. 아들놈 불러서 채반 옮기라고 하면 될 것을, 귀찮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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