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령의,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를 만나다
책을 살 때 서문이랑 목차 정도는 훑어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가끔은 책 제목만 보고 혹해서 주문할 때가 있다. 아주 오래전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도 그랬다. 나에게 바친다는데, 사야지, 암만. 그랬는데, 기대했던 이소룡이, 없었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제목에 절반 넘어가서, 무슨 책인가 확인하다가 뜻밖에, 반가운 이름 석 자를 만났다. 저자, 정은령. 몇 년에 한 번씩 신문을 바꿔가며 본다. 어떤 때는 하나, 어떤 때는 색깔 다른 신문 둘을 본다. 휴대폰으로 뉴스를 접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소파에 누워 종이 신문 넘기는 맛을 나는 여전히 즐긴다. 근 이십 년 전, 그때 동아일보를 봤다. 맘에 쏙 드는 글을 만났다. 따듯했고 맑았다. 기자 이름이 정은령이었다. 그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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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예술이 되다, 완주 불명산 화암사
華嚴寺는 알아도, 花岩寺는 몰랐다. 친구가 화암사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줬다. 보자마자 마구 끌렸다. 花岩寺, 꽃바위! 雨花樓, 꽃비! 이름마저 매혹적이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고 버겁다. 가 봐? 이 더위에 그 멀리? 결국,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화암사 알현! 아. 아. 거기 불명산, 높고 높고 깊고 깊은 딱 그 자리 아담한 절집이 앉아 있었다. 돌담 안팎으로 상사화 무진장이었다. 우화루부터 말문이 막혔다. 수행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묵언이다. 절 마당이다. 공간을 아끼고 아낀 건물 배치, 흐트러짐이 없다. 여느, 규모 큰 절들을 외려 압도하는 아우라, 뿜뿜. 속세 ‘진짜’ 끊어낸 求道의 공간 극락전.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국보가 되었으랴. 한 조각 그림까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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