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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痛으로 通한 '오월의 청춘' 웨이브에서 ‘오월의 청춘’을 봤다. 2021년에 KBS2에서 방영한 12부작 드라마다. 영화 ‘파묘’에서 무당 윤봉길 역을 해낸 이도현, 영화 ‘밀수’에서 다방 색시 고옥분 역을 맡은 고민시 두 남녀가 주인공이다. 오월의 청춘, 제목만 싱그럽다. 푸르른 오월이 아니라 1980년 광주의 오월이기 때문이다. 하여, 황희태(이도현 분)와 김명희(고민시 분)의 사랑은 운명적으로 아프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김광석이 설파했지만 희태와 명희는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임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아울러 묻는다. 아부지란 어떤 존재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1980년 5월은 끝났는가. ‘아이고, 뭔 드라마가 이러냐.’ 보면서 점점 마음이 지친다. 힘들다. 애잔한 눈빛으로 TV 화면 속 인물들을 바라.. 더보기
대파가 무슨 죄 대파 한 단 875원. 이걸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이도 가엾고 그걸 맨날 욕해대는 이들도 가엾다. 욕하는 그이는 평소 대파값을 알고 있었을까. 더보기
강화산성 북문 구간 보수공사, 송학골 빨래터 문밖을 나서니 봄을 알겠다. 모처럼 북산 쪽으로 갔다. 4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벚꽃이 핀다고 차량 통제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는데 오늘 4월 2일, 벚꽃은 영, 필 마음이 없다. 개나리만 노랗게 웃고 있었다. 어디보자, 강화산성 북문 옆 성벽 보수공사, 마무리됐나. 원래 이런 모습이었다. 그런데 작년 9월에 찍은 사진은 이런 모습이다. 성벽 붕괴 위험이 커서 선제적으로 해체해서 다시 쌓는 거다. 성벽 일부 해체하면서 그 속에서 나온 돌들이 이렇게나 많다. 새삼, 축성 당시 사람들의 고생을 보았다. 오늘 모습은 이러하다. 체성 부분은 마무리가 되었고, 여장은 아직 쌓지 않은 상태다. 작년 ‘강화산성 보수정비공사’ 안내판에는 공사 기간을 ‘2023.7.28.~2023.10.26.’이라고 적었는데 지연되.. 더보기
파묘, 무속, 김금화 안 볼 생각이었다.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 공포물, 이런 부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TV에서 공짜로 틀어주는 것도 안 보는데 내 돈 들여, 내 시간 들여 극장까지 가서 볼 일이 없다.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이 끌리기는 했다. 김고은은 끌리지 않았다. 나는 그의 연기를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봤다. 파묘. 신문마다, 인터넷마다 연일 파묘를 말하니, 슬금슬금 관심이 일었다. 꼬박꼬박 오컬트 영화라고들 하는데 뜻도 몰랐다. 찾아보니 오컬트(occult)는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ㆍ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이라는 뜻이었다. ‘비과학’이 아니고 ‘초과학’이다. 900만을 찍었을 때, 나는 강화 작은영화관에 앉아 있었다. 이제 천만 영화가 된 파묘, 아주 볼만했다. 뭐, 무섭.. 더보기
노모의 소망 사는 게 여전히 눈 뜨고 있는 게 이제 죄짓는 거 같아서 차마 드러내 말하지 못한다만 아들아 날 바라봐 주지 않겠니 눈동자에 따듯함 한 숟갈 넣어 이 애미 보아주지 않으련 아들아 목소리에 촉촉함 딱 한 숟갈만 담아서 엄마! 불러주지 않겠니 그리고 아들아 이 애미 손 한번 꼬옥 잡아주지 않으련 그 옛날처럼 애고, 내가 욕심이 과했나 보다. 더보기
술 한잔 술 한잔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어제, 복지관 강의를 이 시로 열었다. 역사 강의에 시라니. 뭐 어떠랴, 인생이 곧 역사이거늘. 수강생 어른들 저마다 깊은 표정으로 ppt 화면을 응시했다. 인생은 나에게 술을 사주었나? …… 가수 안치환이 이 시를 노래했다. 함께 들었다. 언젠가 정호승 시인께서 이 시 쓴 것을 후회하는 듯한 말씀은 하신 적이 있다. 후회하실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전혀. 더보기
강화읍 남창식당 음식값 마구 비싼 요즘 세상30년 세월 변함없는 남창식당 되비지 백반이 무려 7,000원편안한 혼밥이 가능한 곳 찬도 골고루 맛나다밖에서 먹는 집밥! 참 고마운 밥집!주인장 건강하시길. 더보기
사진으로 만나는 장곶돈대 더보기
정호승 시인의 미안하다 소파에 누워 신문 보는 게 취미라면 취미다. 종이 신문 넘기는 게 여전히 좋다. 가끔은 시집도 본다. 오랜만에 정호승을 다시 펼쳤다. 미안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두툼한 책 한 권 넉넉할 사연을 시인은 꾹꾹 꾹꾹 눌러 몇 줄 시로 그렸다. 아팠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