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누워 신문 보는 게 취미라면 취미다.
종이 신문 넘기는 게 여전히 좋다.
가끔은 시집도 본다.
오랜만에 정호승을 다시 펼쳤다.
미안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두툼한 책 한 권 넉넉할 사연을
시인은 꾹꾹
꾹꾹 눌러 몇 줄 시로 그렸다. 아팠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