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常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제 만난 나의 선배님 어제 아침 강의가 있어 서둘러 나가다가 선배 한 분을 만났다. 선배는 막 오토바이를 세우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 집으로 들어가는 참이었다. 그의 손엔 도시락 가방이 들려 있었다. 그가 타고 온 오토바이에 도시락 가방이 가득했다. 어려운 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하시는 거다. 예전에도 그런 모습을 몇 번 봤다. 그때는 그냥, 좋은 일 하시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는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였다. 선배의 얼굴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얼굴뿐이랴, 온몸이 얼었을 것이다. 아, 저 나이에….누군가가 나에게 두둑한 일당 챙겨주며 이 일을 해달라고 해도나는 못할 것이다. 대략 10년? 아니 훨씬 더 오래전부터 선배는 도시락 봉사를 하는 것 같다. 한두 해 하다가 끝낸 게 아니다. 어디.. 더보기 오징어 게임 시즌2, 좋았다, 아쉬운 건 몇 해 전, ‘오징어 게임’은 사실충격이었다. 재미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우리네 어릴 때 즐기던 저 ‘하찮은’ 놀이가 드라마가 됐다는 점,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 만든이들의 신박한 시선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열렸다. 여기저기서 실망의 소리가 많이 들린다. 보다가 말았다는 글도 꽤 보인다. ‘별로인가 보네.’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이 드라마를 봤다. 어, 그런데, 재밌어. 다 봤다. 나는 좋았다. 시즌1은 게임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끌어갔다. 시즌2는 게임 외 요소들이 삽입된다. 이걸 어떤 이는 산만하다고 느끼고어떤 이는 다채롭다고 여기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시즌1이 심플했다면, 시즌2는 인간의 내면.. 더보기 동막해변 이어서 ‘배터지는 집’ 오후 3시쯤.별안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라도 가볼까? 동막으로 가자. 분오리돈대 사진 찍으려고 카메라를 챙겼다. 이런, 들어갈 수 없었다. 사고 예방한다고 돈대 입구를 막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해변으로 내려갔다. 바다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갯벌을 주로 봐왔는데 오늘은 물이 밀어 진짜 바다 같았다. 왜 이리 사람들이 많지?아, 일몰을 보려고 모인 이들이다. 그렇구나, 시간이. 오늘은 2025년 1월 1일. 일출 봐야 그럴듯한 날에 나도 사람들 속에서 일몰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답답함 씻어내고 돌아오는 길정수사 입구에 있는 칼국숫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가끔 봐서 이름이 익은 곳이다. ‘배터지는 집’맛있다기보다는 양이 많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름이다.나는 .. 더보기 영화 '하얼빈' 소감 보고 싶었다. 개봉을 기다렸다. 봤다. 同心人이 많았나보다. 극장이 꽉찼다. 영화는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는다.재미나게 보이려고 굳이 애쓰지 않는다.이등박문 처단을 향해 진중하게 진군할 뿐이다. 하얀 눈길은 不義를 제거하려는 義의 길이다. 그 길에 강함과 나약함, 양심과 비양심의 발자욱이 함께 찍힌다. 침략자에 맞서 구국 전선으로 뛰어든 사내들의 고뇌는 담배 연기로 흐른다. 난폭하게 발현된 일본군 장교의 열등감이 피를 더한다. 영화에 영웅 안중근은 없다. 인간 안중근이 있다. 하여 더 뜨겁게 와 닿는다. ‘안중근’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내뿜는 아우라에 배우 현빈은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을 테다. 그럼에도 호흡, 숨소리 하나에까지 인간 안중근의 마음을, 감정을, 잘 담아냈다.우리 사람 조우진, 박정민, 전.. 더보기 세상을 안다고 생각했다만 살아온 날이 꽤 많이 쌓여 이제는 세상을 웬만큼 안다고 생각했다. 이해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아니었다.알기도 이해하기도 점점 어려운 세상이다. 옆을 보고 뒤를 보고 위를 올려봐도가해자들은 더 뻔뻔해만 지고 심지어 당당해 보이려고 애쓴다. 까마득 낭떠러지 향해 달려가는 쥐떼생각이 드는데비상식이 판치는 세상인지라그게 살길이라 믿고 달리는 모양이다. 도대체 왜들 저러지?처지 바꿔 생각해봐도 도시 이해 못 하는 나는 웬만큼 세상을 안다는 생각을 접어야겠다. 더보기 봉천식당에서 행복한 식사 - 갈치정식 강화군 하점면 봉천식당주인장 명함에는 ‘봉천가정식백반’이라고 식당 이름을 적었다. 안주인이 요리하고, 바깥양반이 음식을 나른다. 안팎이 허름한 시골 식당, 그래도 여기가 강화의 숨어 있는 맛집이다. 내 사는 읍내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왠지 먼 느낌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가끔 가면 백반을 먹는다. 눈익은, 익숙한 반찬들, 하나하나 맛이 다 괜찮다. 그런데, 이 집 음식의 백미는 역시 갈치다. 그것도 싱싱한 제주 은갈치! 여러 해 전, 결혼식 참석차 친구들과 제주에 갔었다. “제주도까지 왔는데, 갈치조림 정도는 먹고 가야지?” “그럼 그럼, 그래야지.”‘갈치조림’이라고 크게 써 붙인 바닷가 식당에 들어가 이른 저녁을 먹었다. 오마이가아아앗!북어 씹는 느낌이었다. 냄새도 났다. 생갈치라더.. 더보기 강화군, 문화유산 안내 점자 리플릿 제작 강화군이 문화관광 안내 리플릿에 점자를 넣어 제작했다고 한다.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담긴 작업이다. 점자, 훈맹정음을 창시한 박두성 선생은 강화 교동에서 나서 자랐다. 다음은 강화군청 관련 보도자료 전문이다. -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국가유산의 가치 누려요! -강화군(군수 박용철)은 강화의 문화유산 점자 안내 리플렛을 제작해 10일부터 제공한다.이번에 제공되는 문화유산 점자 리플렛은 강화의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기본 정보를 수록하여, 강화군을 방문하는 시각장애인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군은 점자 리플렛을 관내 장애인 단체에 배포하고, 관광안내소에서 비치해 방문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한편, 강화군은 2025년도에는 강화역사박물관에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 더보기 마가린 대신 마요네즈 얼마 전에 아내와 분식집에 가서 떡볶이와 김밥을 먹었다. 모처럼 학창 시절에 즐겨 먹던 정겨운 음식들을 마주하자 옛 감성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그러다 메뉴판에 적힌 ‘마요 덮밥’을 보는 순간, 내 기억은 순식간에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갔다. 충북 청주에서 대학을 다닌 나는 학교 앞에서 하숙을 했다. 충청도의 한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댐 건설로 마을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하숙집을 하게 된 주인아주머니에게 나와 선배 한 명이 첫 하숙생이었다. 대학생들의 음식 취향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셔서인지 안타깝게도 하숙집 음식은 내 입맛에 전혀 맞지 않았다. 콩잎장아찌처럼 낯선 반찬이 자주 올라왔고, 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은 토속 음식들이 너무 심심했다. 돌이켜보면 아주머니는 인생의 힘든 시기를 열심히 극복해 나.. 더보기 귀신 잡는 정부를 소망함 오늘 밤도 귀신이 웁니다. 늑대인지 이리인지, 들짐승도 웁니다. 밤새 울 겁니다. 이 소리는 뭐지? 중간중간, 덩덩, 범종 소리가 섞입니다. 북한 사람들한테 장난질 당하는 기분입니다. 몇 개월 전에, 저들이 대남 소음방송을 시작할 때는, 자기네 군인과 주민이 대북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 겁니다. 이제는 남쪽 사람들을 자극하는 게 주된 목적이 된 것 같습니다. 사이렌소리, 비명소리, 울음소리, 쇠 긁는 소리…. 듣기 괴로운 소음을 잘도 찾아내서 다양하게 섞어 보내고 있습니다. 과거에 내보냈던 대남방송(노래와 말)보다 ‘효과’가 더 크다는 걸 발견한 모양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강화읍 관청리 지역입니다. 북한에서 보내는 소음방송이 4㎞ 정도 바다를 건너고 들판을 지나고 북산까지 넘어서야 제 귀에 ..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