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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채식주의자》를 만났다 ‘한강’이라는 이름을 한번 듣고 단박에 기억했다. 몇 해 전, 무슨 유명한 상을 받았다고 뉴스에 나온 때였다. 韓江! 간결하고 힘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를 모른다. 아버지 한승원을 기억할 뿐이다.  젊어서는 왕성하게 다양한 분야 책을 읽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역사책만 주로 파게 되면서 소설이 멀어졌다. 하여, 그의 작품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무려 노벨문학상 아닌가. 아무런 인연도 없는 그의 수상에, 나는 감격하였다. 혼자서 손바닥을 쳐댔다.  번역된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아니라, 애초 우리말로 쓴 수상작이다. 이건 무조건 봐야지.읽고 있던 이규보를 내려놓고 《채식주의자》를 집어 들었다. 읽었다. 뿌듯하다. 이 또한 역사적인 사건 아닌가.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 더보기
이제는 강화읍에도 대남방송이 긴 비 그치고 맞은 푸른 아침.조용한 이 아침이 새삼 고맙고 반갑다. 작은북 소리, 사이렌 소리, 짐승 우는 소리가 뒤섞인 것 같은기분 나쁜 소음이 밤새 계속 들렸다. 꽤나 찌렁찌렁했다. 귀신 영화, 괴기 영화 만드는 분들, 저 소리 녹음해다 그대로 써도 되겠다.  처음 들려온 게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여러 날째다. 북한이 트는 대남방송이다. 양사면, 하점면, 송해면 지역에서만 들리던 음산한 소음이 이제는 북산을 넘어 강화읍내까지 오고 말았다.   북한 대남방송. 처음에는 거기 북한 주민들이 대북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려고 틀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여기 강화 사람들에게도 빅엿을 먹이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우선 대북방송부터 멈춰보자고 그러면 저들도 대남방송을 그치지 않겠냐고 신문에 글을 썼더니.. 더보기
흑백요리사, 말의 품격, 에드워드 리 땡기지 않았다. 볼 맘이 별로 없었다. OTT로 보는 게 주로 드라마나 영화다. 예능 프로그램은 본 적이 없다. 요리와 음식에 별다른 관심도 없다. ‘계급 전쟁’이라는 타이틀도 왠지 거북했다.  여기저기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말하고 썼다. 그걸 듣고 읽으며, 조금 궁금해졌다. 1편만 볼까? 이렇게 시작했다가 12회까지 다 보고 말았다. 요리는 예술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심사위원이 두 명? 의외로, 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백종원과 안성재? 색깔 다른 두 사람이 잘 어우러졌다. 그들은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화했다. 서로 다른 두 의견을 슬기롭게 모아갔다. 음식 만드는 거 보는 거 지루하지 않나?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흥미로웠다. 때로 아름다웠다. 마지막 회, 우승자가 누군지 이미 .. 더보기
모듬초밥집, 스시예찬 초밥을 좋아한다. 모듬초밥은 별로다. 아니, 별로였다.  이제는 모듬초밥이 좋다. 다양한 맛을 보는 맛이 맛나다.스시예찬에 가아끔 가다보니 입맛이 변했나보다.  여기 초밥에는 만든이의 정성과 자부심이 배어있는 것 같다.밥의 온기도 딱 좋다. 초밥과 함께 나오는 장국 국물은, 어으, 정말 좋다. 더보기
‘귀신 소리’ 고통 언제까지…대북방송부터 멈춥시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강화 에듀투어’라는 교육연수 프로그램이 있다. 전국의 교장·교감 선생님이 참여한다. 필자는 그분들에게 북한 땅 훤히 보이는 월곶돈대와 연미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휴대전화에 저장해 간 음향을 1분 정도 들려드렸다. 북한의 대남방송 소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고 고개를 저었다. ‘이런 데서 어떻게 살아?’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분도 있었다. 내 어릴 때 듣던 북한 대남방송은 그냥 뭐라고 떠드는 말소리였다. 음악도 자주 틀었다. 그런데 지금은 소음이다. 귀신영화에 딱 어울릴, 심하게 거슬리는 잡음이다. 이를테면 쓰던 백묵이 부러지며 손톱이 칠판을 긁는 소리처럼 기분 나쁘게 소름 돋는 잡음이다. 거기에 음산함이 더해졌다. 이 소리를 강화도 북쪽 마을, .. 더보기
《세 개의 시선, 하나의 강화》 강화에 사는 역사교사 세 분이 함께 낸 책이다. 2023년 11월에 부크크 출판사에서 나왔다. 인터넷 서점에 주문했는데, 다른 책보다 좀 늦게 왔다. 주문받은 뒤에 제작하는 새로운 방식의 책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지은이는 교동중고등학교 박웅, 산마을고등학교 최보길, 심도중학교 김영만 선생님이다. 박웅 선생님은 교동중학교 2학년 학생 전표성과 함께 답사하면서3·1운동, 조봉암, 병자호란, 김상용, 충렬사, 박두성을 말한다. 《강화도의 기억을 걷다》 저자인 최보길 선생님은 이동휘를 자상하게 설명했다. 보문사와 전형필의 인연도 함께 짚었다.김영만 선생님은 철종 이원범과 용흥궁 그리고 강화의 방직산업을 정리했다.학생들과 함께 초지진 등 신미양요의 현장을 답사한 내용도 포함했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내용의 .. 더보기
아파트 이름 아파트 이름을 어렵게 짓는 게 유행인 시대.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이름을 짓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시누이 데리고 찾아왔더라는 이야기도 함께. slr클럽 사이트에 어느 분이 부산 신도시에 건설 중인 아파트 이름들을 올렸습니다. 그 이름 하나부산에코델타시티디에트르그랑루체!뜻은 고사하고 제대로 읽기도 어렵네요.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네비도 헷갈리겠다. 그만 좀 하자.”  어디 부산만 그런가요.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이 아파트 이름도 한때 화제가 됐습니다. 한글이 들어가기는 했는데, 무려 25자.  왜들 이러는 걸까요? 더보기
운주사 와불님 사진을 보며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돌아오는 길에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풍경을 달고 돌아왔다먼데서 바람 불어와풍경 소리 들리면보고 싶은 내 마음이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수선화에게》, 27쪽)라는 작품이다. 내가 거기 갔던 게 언제였던가.운주사에서 찍은 사진 정보를 확인하니, 2007년이다. 참, 오래됐구나….  네비가 없던 때, 지도 한 장 달랑 들고이정표 읽어가며 고불고불 전라남도 화순 운주사까지 찾아갔으니그때는, 내가 좀 똑똑했었나 보다.  와불님을 촬영하면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찍을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오늘 신문 한 면 가득 실린 운주사 와불님 사진하늘서 내려다본 모습!아이고, 반가워라.   다시 가고싶다운주사. 더보기
8월의 크리스마스, 한석규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몇 살 때인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어릴 때였어요. 고려궁지 이방청 마당에서 사극 촬영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구경 갔습니다. TV에서만 보던 배우들, 더구나 전투 장면, 아니 갈 수가 없지요. 신기해하며 재밌게 몇 시간을 보았습니다.찍은 장면을 다시 찍고, 또 찍고 그랬지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밤이 너무 늦어서 촬영 끝내는 것까지는 보지 못하고 집으로 왔습니다.며칠 뒤 방송 시간내가 본 장면이 TV에 어떻게 나올까, 집중해서 봤습니다. 와! 나온다. 그런데 1분?  몇 시간 촬영한 건데 1분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가 있지요. 거기 주인공 한석규가 발톱 깎는 장면이 잠깐, 아주 잠깐 나옵니다. 그냥 무심히 보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한석규 인터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