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史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공 손돌과 손돌목 이야기(下) 또 다른 해석이제 지금까지와 다른 시각에서 손돌목을 보겠습니다. 김정호의 《대동지지》는 손돌목을 손량항(孫梁項)으로 적었습니다. 《인조실록》에서도 ‘손량항’이 보입니다. ‘梁’은 착량(窄梁)에서 따온 글자입니다.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등에 ‘착량(窄梁)’이라는 강화의 지명이 등장합니다. ‘窄’은 ‘좁을 착’ 자입니다. ‘梁’은 ‘들보’ 또는 ‘징검다리’라는 원뜻과 달리 좁은 바다, 즉 해협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명량해전, 노량해전 할 때의 그 ‘량’입니다. 그러니까 ‘착량’을 폭이 좁은 바다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입니다. 《속수증보강도지》는 강화와 교동 사이 바닷길이, 그러니까 내가면 외포리 바다쯤이 착량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개의 역사학자가 염하 또는 염하의 한 구간인 손돌목을 착량.. 더보기 사공 손돌과 손돌목 이야기(中) 이야기 분석이제, 지금 알려진 손돌 이야기와 《강도부지》의 차이점을 보겠습니다. ① 바가지 손돌이 죽기 직전 바가지를 띄우고 가라고 한 이야기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교훈적이기도 합니다. 손돌은 임금이 야속하고 미웠을 것입니다. 그냥 잠자코 죽었으면, 임금도 죽었을지 모르는데, 왜 살렸을까요? 충성심일 것 같습니다. 저는 손돌의 충성심을 임금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나라에 대한 충성, 즉 애국심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당시는 임금이 곧 국가인 시절입니다. 임금이 죽으면 나라가 망하는 것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나라가 망하기를 백성 손돌은 원하지 않습니다. 결국, 임금을 살려야 했습니다. 자신은 죽임을 당하더라도. 진정한 프로페셔널, 사공으로서의 자부심, 이런 시각으로 .. 더보기 사공 손돌과 손돌목 이야기(上) 바가지를 띄우시오강화의 대표적인 전설 가운데 하나가 뱃사공 손돌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창작된 허구인지, 아니면 실재했던 어떤 사실에 점점 살이 붙으면서 완성된 이야기인지,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우선, 오늘날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손돌은 뱃사공이다. 어느 임금이 난리를 피해 강화도로 오게 되었다. 김포 쪽에서 배를 타야 강화도에 올 수 있다. 임금을 모실 사공으로 손돌이 선발됐다. 배가 출발했다. 그런데 심히 출렁인다. 임금과 신하들이 보니 손돌이 물살 세서 위험해 보이는 곳으로 배를 저어 가는 거다.잔잔한 곳으로 가도록 명했지만, 손돌은 듣지 않았다. 자신이 가는 길이 안전한 물길이었기 때문이다. ‘이놈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 의심이 인 임금은 그 자리에서 손돌의 목을 치게 .. 더보기 [스크랩] 경제 논리에 밀려 청산한 강화고려역사재단 〈인천투데이〉 2025.01.03. 박길상 기자 7년 전 오늘, 2018년 1월 3일, 인천시가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를 강화도에서 인천으로 철수시켰다. 강화역사문화센터 전신은 강화고려역사재단이었다.강화고려역사재단은 강화와 고려사 연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6.25전쟁 이후 고려 수도 개성이 북쪽 지역에 들어가면서 남쪽에서는 고려의 역사성을 내세울 만한 곳이 극히 드물었는데 강화는 달랐다. 여·몽전쟁 시기 39년간이나 피란수도로 기능했던 강화도가 남쪽의 거의 유일한 고려사를 간직한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 7월 강화고려역사재단이 인천광역시 산하 기관으로 설립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먼저, 2012년 8월 21일 인천시는 인천문화재단 내에 고.. 더보기 운요호 사건의 진실 운양호·운요호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의 침략입니다. 다시 또 강화도입니다. 신미양요 4년 뒤 1875년(고종 12) 9월, 초지진 앞바다에 일본 군함 운요호가 나타납니다. 쌍방 포격전 끝에 운요호가 퇴각합니다. 이를 ‘운요호 사건’이라고 불러요.독자분들 대개가 학창시절에 운양호 사건(雲揚號事件)으로 배웠을 겁니다. 한자 그대로 읽은 거지요. 지금은 해당 나라 발음에 가깝게 읽는 원칙이 서서 운요호 사건이라고 합니다. 모택동을 마오쩌둥으로 쓰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요, 일본 사람들이 전함(戰艦)을 ‘함’으로 부르고 수송선을 ‘호’라고 했대요. ‘운요호’보다는 ‘운요함’이 더 정확한 호칭인 셈입니다만, 이 글에서는 역사용어로 굳어진 ‘운요호’를 그대로 쓰겠습니다. 메이지유신이제 운요호 사건이 일.. 더보기 아사녀여, 함허의 여인이여! 아사달과 아사녀혹시, ‘정년이’를 보셨는지요. 1950년대 여성국극을 소재 삼아 만든 12부작 드라마입니다.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tvN에서 방영했는데요, 최고 시청률 16.5%를 찍었습니다. 주요 장면을 강화에서 촬영했답니다. 저는 ‘정년이’를 재밌게 봤어요. 특히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 등 출연 배우들이 대역 없이 직접 하는 판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진짜 소리꾼 같았습니다. 드라마 후반부 공연 장면에 아사달과 아사녀가 등장합니다. 오랜만에 들어본 아사달과 아사녀! 줄거리가 뭐였더라, 궁금해서 《삼국유사》를 열었습니다. 어딨지? 안 나오네요. 제가 또 착각한 겁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를, 아사달과 아사녀로 여기고 있던 겁니다. 아사달과 아사녀는 .. 더보기 탄핵 투표장에서 달아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제야 그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으로 고통 겪는지 오래다. 그동안 각계에서 대북방송 중단을 그리도 간절하게 요청했건만, 정부는 계속 못 들은 척했다. 대북방송은 국가 안보가 아니라 ‘정권 안보’를 위한 술책이었다. 오물 풍선 날리는 북한 땅, 황해도 지역을 포격하라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군에 지시했었다고 한다. 지시받은 합참의장이 거부했다고 한다. 북한을 타격하면, 그들도 대응사격을 하게 된다. 국지전이다. 이를 빌미로 비상사태를 선언해서 합법적인 양 계엄령을 선포하려던 속셈이었다. 북한의 포격으로 우리 장병과 주민이 얼마나 죽든 상관없이, 그저 정권만 지키면 된다는 무도한 발상이었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자기 자리 보전하려고 북한을 도발해서 어쩌면 전쟁이 될.. 더보기 미군의 침략, 신미양요 등거리 외교等!‘등급 등’이라는 한자입니다. 1등, 2등, 할 때의 그 ‘등’입니다. 그런데 等 자에 ‘같다’는 뜻도 있어요. 그래서 등거리(等距離)는 같은 거리라는 의미가 됩니다. ‘등거리 외교’란 이 나라 저 나라에 같은 거리를 두고,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외교하는 걸 말합니다. 국어사전은 ‘어떠한 나라에도 치우치지 아니하고 각 나라마다 동등한 비중을 두면서 중립을 지향하는 외교 정책’이라고 등거리 외교를 정의합니다. 고려는 등거리 외교라고 할만한 대외정책을 펼치며 나라의 안정과 부강을 꾀했습니다. 조선 광해군도 비슷했지요.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중립 정책을 썼습니다. 인조가 쿠데타로 즉위하고 명나라로 확 기울어버리는데, 이게 정묘·병자호란의 한가지 원인이 됐습니다. 역사는, 어느 한쪽 나라에 ‘.. 더보기 갑곶돈대 금표 - 가축 풀어놓으면 곤장 100대라고? 갑곶돈대 마당에 가면 옛 비석들이 모여 있는 걸 보게 되죠. 그 가운데 우뚝, 눈에 띄는 비석이 바로 금표(禁標)입니다. 높이 181㎝, 너비 68㎝, 두께 30㎝, 크기입니다. 그냥 ‘금표’라고도 하고 ‘금표비’라고도 불러요. 금할 금(禁) 자에 표할 표(標) 자를 썼으니, 뭔가를 금지한다는 걸 표기해서 알린다는 의미가 되겠죠. 전국적으로 다양한 금표가 남아 있습니다. 어떤 것은 그냥 ‘禁標’라고만 새겼고, 어떤 것은 무엇을 금하는지 내용을 밝혔고, 또 어떤 것은 금하는 내용과 함께, 어기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까지 기록했습니다. 갑곶돈대 금표에는 금하는 내용과 처벌 규정까지 나옵니다. 앞면에 큰 글씨로 禁標(금표)라고 새기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放牲畜者杖一百(방생축자장일백) 棄灰者杖八十(기회자..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