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敎 썸네일형 리스트형 선생님! 9.4집회(‘공교육 멈춤의 날’)에 안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덧 9월 4일이 임박했습니다. 요즘 선생님들 마음이 몹시 불편할 것 같습니다. 저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여깁니다. 서이초 선생님께서 그렇게 가신 뒤 그 뜨거운 토요일마다 광장에 모여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게 해달라 절규하신 선생님들의 마음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이번 일로 교육 현장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교사가 국민의 응원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들이 이렇게까지 힘든지 몰랐다”고 이구동성 말합니다. 그간, 적지 않은 일반인들이 교직을 좀 부정적 시각으로 보아왔습니다. 과거 학창시절의 기억에 따라, 애들 대충 가르치면서 여름방학 놀고, 겨울방학 놀고, 봉급까지 다 받으면서 거기다 퇴직하면 연금 받고, 얼마나 좋으냐 선생들은.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선생들이 얼마나 죽을 만큼 .. 더보기 교권 추락, 각자 자기 자리에서 성찰합시다 대한민국 교사의 처지가 어떠한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참혹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옛날에도 교사에게 행패 부리는 일부 학부모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학부모가 일부 있습니다. ‘일부’입니다만, 그게 위안이 될 수 없습니다. 한 명 학부모가 학급 30명 학생보다 더 교사를 힘겹게 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의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그 부정적 파급력이 확산한다는 점입니다. 주변이 깨끗하면 차마 꽁초를 버리지 못합니다. 지저분하면 거리낌 없이 버립니다. 사람 마음이 대개 그렇습니다. 너도나도 교권 무너진 교실로 거리낌 없이 돌 던지는 세태 속에서, 견디다 견디다 끝내 목숨 버린 교사들이 있습니다. 너무 아픈 현실입니다. 전국 수만 명 교사가 그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모여 호소합니다... 더보기 줄탁동시와 P선생 알 속의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알을 톡톡 쪼기 시작한다. 이 소리를 들은 어미닭은 밖에서 부리로 알을 쪼아 준다. 둘의 줄탁(啐啄)이 이어지며 병아리는 마침내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다. 중국 송나라 시대 불서(佛書)인 ‘벽암록’에 등장한 ‘줄탁동시’(啐啄同時)는 교육계에서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노력과 교사의 조력이 상호작용해 학생이 성장한다는 철학을 담은 성어로 자리잡았다.(서울신문, 2023.08.16., 김소라 기자) 신문은 읽다가 후배교사 P가 떠올랐습니다. 교사가 되고도 한참 동안 저는 ‘줄탁동시’라는 말을 몰랐습니다. 그랬는데 언젠가 한문교사인 P에게 ‘줄탁동시’를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참 매력적인 표현이에요. 줄탁동시! 어느 해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수업 끝날 무렵, P선생이 자기 학.. 더보기 어느 교사의 죽음 서울 서이초등학교. 2023년 7월 18일. 이제 겨우 2년차 병아리 여교사가 목숨을 버렸다. 그것도 학교에서. 온갖 說이 흐른다만, 아무래도 너무 버거운 업무와 가혹한 학부모 민원이 겹쳐 이 어린 선생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 같다. 아침에 이 사건을 읽었는데, 늦은 밤 지금까지 나는,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학교가 이렇게 됐을까. 갑질 학부모의 잘못이 크다. 못지않게 학교 측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비단 서이초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렵고 힘든 행정 업무, 어렵고 힘든 학년의 담임을 신규교사나 다른 학교에서 새로 오는 교사에게 떠넘기는 게 학교 사회에서 관례처럼 돼 있는 게 사실이다. 대개의 학교가 그런 것 같다. 그래, ‘기득권’은 어느 정도 인정되는 게 적.. 더보기 상식이 무너지는 교실 잘 가르쳤다. 소위 명문대 갔다. 판검사 하고, 교수 하더니 국회의원이 되었다. 장관이 되었다. 그런데 ‘저 사람이 초등학교는 나온 건가.’ 싶은 언행으로 국민을 맥빠지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 인사들이 있다. 입으로는 맨날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외치지만, 사실은 지나치게 자기 이익만을 탐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 不法도 正法인 그들의 탐욕보다도 그들의 뻔뻔함이 더 기막히다. 염치가 진짜 없다. "잘못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이걸 못한다. 안한다. 잘 가르친 것인가? 아니다. 잘못 가르친 것이다. 똑똑한 머리보다 따듯한 가슴을 키우는 교육이 진짜 교육이다. 성적이 중요하고 입시가 중요하다. 그래도 마음 교육을 포기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염치와 배려를 알게 하는 교육이 진짜 교육이다. 그게 마음 교.. 더보기 “선생네 애들은 다 1등 하냐?” 파주에서 약국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무슨 얘기 끝에, “너희 집 애들은 아프지 않겠다. 아빠가 좋은 약 챙겨 먹일 테니.” 제가 이렇게 말했죠. 그랬더니 약사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더군요. “선생네 애들은 다 1등 하냐?” 그 소리를 들으니 할 말이 없데요. 선생 자식들은 다 공부 잘할까요? 당연히 아니죠. 잘하는 애도 있고, 못하는 애도 많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이 ‘그래도 선생네 애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이렇게 생각합니다. 자신이 교사이니까, 집에서도 제 자식을 잘 가르칠 거라고 믿는 겁니다. 물론, 자식 사랑이 각별한 교사는 퇴근 후 아이를 앉혀놓고 공부 지도를 할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는 그렇게 하지 못해요. 교사가 말하는 직업 아닙니까. 온종일 학교에서 수업하고 일하고 .. 더보기 교사의 새해는 1년에 세 번 1월 1일 새 달력을 건다. 그래도 왠지 새해 맛이 안 난다. 설 음력 1월 1일. 이제 새해 맞은 기분이다. 나이도 한 살 더 먹었다고 인정한다. 그래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3월 2일 개학일. 그래 이게 진짜 새해다. 선생이라는 직업을 이십 년 넘게 갖고 있다 보니 3월이 열려야 비로소 새해다운 설렘과 긴장감이 몸으로 흐른다. 모처럼 3학년 담임으로 새해 3월을 맞았다. 사실 3학년 담임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내가 맡은 세계사가 선택과목이라서 우리 반 아이들 가운데 일부만 내 수업을 듣기 때문이다. 내 교실에서 내 반 아이들만 데리고 수업하는 시간이 전혀 없는데, 어찌 담임을…. 그런데 담임이 됐다. 원하지 않았어도, 예상하지 못했어도 현실은 고3 담임이다. 뒤돌.. 더보기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당신의 자녀는 어떻게 커가고 있습니까? 어릴 때, 간절하게 갖고 싶던 것이 나이키 운동화와 파카 만년필이었습니다. 지금 나에게는 만년필이 두 개 있습니다. 파카보다 더 유명하고 고급스러운 상표도 여럿이라지만, 파카만 고집하는 것은 어릴 때의 꿈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운동화는 아직도 없습니다. 어인 일인지 사게 되지 않습니다. 그 돈이면 값싼 운동화 서너 켤레를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주저하게 하곤 합니다.우리 학교 동네는 시골이라서 지금도 5일마다 장이 섭니다. 교문만 나서면 바로 장터입니다. 거기서 운동화를 사다가 아이들을 신겼습니다. 금방금방 발 크는 아이들에게 비싼 운동화가 무슨 소용인가 싶어 서지요. 큰아이는 불평 없이 잘 신고 놀았습니다. 새신발이라는 게 그저 좋았겠지요.그런데 이 녀석이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돌변.. 더보기 다시 든 회초리 첫 학교 경남 마산에서 1학년 담임을 할 때다. 한 녀석이 나에게 부탁을 했다. 매일 영단어집 몇 쪽씩 시험을 보고 틀린 개수대로 회초리를 쳐달라고.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지만, 공부하겠다는 열의가 예뻐서 그러마 했다. 아침마다 복도에서 녀석의 영단어집을 받아들고 문제를 냈다. 많이 틀렸고 많이 때렸다.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틀리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결국은 단어집을 다 떼었다. 녀석은 원하던 학과에 진학했다. 지금 우리 반 아이가 나에게 부탁을 해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계획대로 공부했는지 확인해주고 계획을 이루지 못했을 때 회초리로 때려달라고 했다. 이제 늙다보니 회초리 들기가 싫다. 더구나 인권조례라는 것으로 체벌이 금지됐는데 새삼 매를 들기도 좀 거시기하다. 더구나 이번 녀석은 여자아이다. 그런데..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