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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이제는 강화읍에도 대남방송이

긴 비 그치고 맞은 푸른 아침.

조용한 이 아침이 새삼 고맙고 반갑다.

작은북 소리, 사이렌 소리, 짐승 우는 소리가 뒤섞인 것 같은

기분 나쁜 소음이 밤새 계속 들렸다. 꽤나 찌렁찌렁했다.

귀신 영화, 괴기 영화 만드는 분들, 저 소리 녹음해다 그대로 써도 되겠다.

 

처음 들려온 게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여러 날째다.

북한이 트는 대남방송이다.

양사면, 하점면, 송해면 지역에서만 들리던 음산한 소음이

이제는 북산을 넘어 강화읍내까지 오고 말았다.

 

강화읍 북산에서 본 북녘

 

북한 대남방송.

처음에는 거기 북한 주민들이 대북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려고 틀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여기 강화 사람들에게도 빅엿을 먹이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우선 대북방송부터 멈춰보자고 그러면 저들도 대남방송을 그치지 않겠냐고

신문에 글을 썼더니, 어떤 이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북한에서 대남 공작대금 받았냐? 어떻게 북한 입장에서 기사를 쓰냐?”

 


 

저녁 첨언

다시 밤이 내렸다.

대남방송 소음 쿵쿵거리는데 

공설운동장에서 쿵작쿵작 흥겨운 노랫소리 들려온다.

유명 가수들이 여러 명 왔다. '10월愛 콘서트' 라는 축제다. 

 

음, 머릿속이 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