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말실수를 한다. 어쩔 수 없다.
말실수가 아닌 듯 한데
결과적으로 말실수인 경우도 있다.
그래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은 더
말을 조심해야 한다.
가르치는 대상이 어릴 수록
특히 더 말을 조심해야 한다.
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가 다시 그런 생각을 했다.
대학가 안팎에 깊숙이 스며든 서열에 대한 인식은 재수 계획이 없던 이들의 마음까지 돌리고 있다. 지난해 22학번으로 지역거점 국립대 생명과학부에 진학한 조성진(가명·20)군은 입학식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반수를 결심했다. 그가 입학한 대학은 광역시 소재가 아니었고, 서울에서 제법 거리가 먼 곳이었다. “필수교양 과목 첫 수업을 듣는 날이었어요. 교수님이 ‘이 대학을 다닌다고 너희들 인생이 망한 건 아니다. 실망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순간, 이 대학을 계속 다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보연 기자, ‘N수 권하는 사회’, 〈한겨레신문〉 202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