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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史

이제, ‘문화재’가 아니라 ‘문화유산’입니다

우리는 오래도록 ‘문화재’라는 말을 듣고 쓰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문화재라는 호칭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줄곧 있었습니다.

한자로 ‘文化財’라고 씁니다. 재(財) 자는 재물, 재산, 돈의 의미입니다. 선조들이 남긴 유물과 유적 등을 돈의 가치로 평가하는 듯한 의미가 문화재라는 용어 속에 배어 있는 것입니다. ‘인간문화재’라는 말도 따져보면,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인간을 문화재로 칭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 겁니다.

결국, 바뀌었습니다. 2024년 5월 17일부터 공식적으로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화재청의 명칭이 국가유산청으로 변경되었고, 강화군청 문화재과도 국가유산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국가유산은 다시 문화유산·자연유산·무형유산으로 세분됩니다. 보물인 강화 전등사 대웅전은 문화유산이고, 천연기념물인 강화 갑곶리 탱자나무는 자연유산이 됩니다. 이상재 선생님이 기능보유자였던 완초장(왕골공예 기능)은 무형유산입니다.

이제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이나 문화유산이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인데, ‘국가유산’은 왠지 부담스러운 느낌입니다. 좀 거창한 것 같기도 하고요. 하여 이미 친근해진 ‘문화유산’을 주로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굴암돈대

 

문화유산의 호칭과 관련하여 두 가지 큰 변화가 이미 있었습니다.

우선 2011년에 문화유산 이름에 지역명을 덧붙이는 원칙이 정해졌습니다. 참성단이 아니고 ‘강화 참성단’입니다. 고려궁지가 아니고 ‘강화 고려궁지’입니다. 강화에서 강화 사람들이 고려궁지를 ‘강화 고려궁지‘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고려궁지라고 하지요. 아무튼, 그래도, 공식 명칭은 ‘강화 고려궁지‘입니다.

2021년에는 문화유산 지정번호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남대문은 국보 1호, 동대문은 보물 1호, 이런 번호가 사라진 것입니다. ‘강화 광성보가 사적 몇 호였더라?’ 직업상 이런 걸 암기해야 했던 분들은, 이제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참성단을 통해 호칭의 변화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문화재 “사적 제136호 참성단”이 문화유산 “사적 강화 참성단”이 된 것입니다. 하나만 더 볼게요. “보물 제178호 전등사 대웅전”은 이제 “보물 강화 전등사 대웅전”입니다.

지금 강화에는 국가지정 유산으로 보물 12건, 사적 17건, 천연기념물 5건이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지정 유산과 강화군 자체 지정 유산도 많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강화군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군청 홈페이지→문화관광→문화유산/역사→문화유산 현황, 이렇게 순서대로 따라가시면 됩니다.

江華역사창간호(202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