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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영재 이건창 평전》

부제 : 500년의 양심, 천년의 문장, 갈림길에 선 암행어사

지은이 : 이은영

출판사 : 소명출판(2024년 2월)

 

 

역사 인물의 ‘평전’을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상머리 공부가 아무리 넉넉하다 해도, 부족하다.

현장을 두루 찾아서 보고, 느끼고, 들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지은이 스스로 평전 주인공이 되어 자고 먹고 생각해야 할 게다.

저자의 뜻깊은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이건창과 그의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퍼즐 조각 하나하나처럼 존재하던, 이건창에 관한 내 기억들이

《영재 이건창 평전》을 통해 상당히 맞춰진 느낌이다.

 

한글로 번역된 한시를 읽어야 할 때가 있다.

가끔, 무슨 소리인지 도시 알 수가 없다.

번역에 번역을 더해서 짐작해야 한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시 번역 자체를 알아듣기 쉽게 했고

거기에 자상한 해석과 원문까지 달아서 이해를 돕는다.

산문도 마찬가지다.

번역에 번역을 더할 필요가 없다.

 

간간이 보이는 史實에 관한 오류는 옥에 티다.

이건창과 주변인의 글을 주요 자료로 삼아서 평전을 쓴 것 같은데

이왕이면, 《승정원일기》와 《비변사등록》 등 사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