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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영화 '서울의 봄'을 보았다

‘서울의 봄’을 보았다.

상영 시간 장장 2시간 21분.

거기다 결말을 다 아는 내용이다.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하며 보는 영화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하품을 몇 번쯤 하고 딴생각도 좀 하면서 볼 법한 조건이다.

 

그러한데,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 긴 시간 몰입해서 봤다.

영화에 힘이 있다.

김성수 감독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재밌었다.

국어사전은 ‘재미있다’를 ‘즐겁고 유쾌한 기분이나 느낌이 있다’로 푼다.

전혀 즐겁지 않다. 유쾌하지도 않다.

나는 이 영화를 다른 의미로 재미있다고 말했다.

 

 

전두광 역 황정민은 역시 배우다.

만약에 황정민을 길에서 만난다면 패버릴 것 같다.

이태신 역 정우성도 빛난다. 그 잘생김을 질투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정우성의 연기에 한 끗 정도 미흡함을 느끼곤 했다, 그동안.

그런데 이번 이태신 역은 흡족했다. 정우성 배우에게 박수를 보낸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오래도록 올라가는데도

그냥 앉아 있었다.

영화관 나오는 길, 발걸음이 무거웠다. 우울했다.

그래도 ‘이태신’에게 위로받았다. 고맙다.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러하다. ‘서울의 봄’은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한다.

참 좋은 영화를 봤다.

 

정우성이 〈일간스포츠〉와 인터뷰하면서  "모두의 마음 속에 전두광과 이태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