華嚴寺는 알아도, 花岩寺는 몰랐다.
친구가 화암사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줬다.
보자마자 마구 끌렸다.
花岩寺, 꽃바위!
雨花樓, 꽃비!
이름마저 매혹적이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고 버겁다.
가 봐?
이 더위에 그 멀리?
결국,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화암사 알현!
아.
아.
거기 불명산, 높고 높고 깊고 깊은 딱 그 자리
아담한 절집이 앉아 있었다.
돌담 안팎으로 상사화 무진장이었다.
우화루부터 말문이 막혔다. 수행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묵언이다.
절 마당이다.
공간을 아끼고 아낀 건물 배치, 흐트러짐이 없다.
여느, 규모 큰 절들을 외려 압도하는 아우라, 뿜뿜.
속세 ‘진짜’ 끊어낸 求道의 공간
극락전.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국보가 되었으랴.
한 조각 그림까지 그대로 역사다, 예술이다.
아, 화암사.
행복한 만남이었다.
뚝뚝한 화암사는 나에게 또 오라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뚝뚝함이 매력인 여기 화암사에 다시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