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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敎

어느 교사의 죽음

서울 서이초등학교.

2023718.

이제 겨우 2년차 병아리 여교사가 목숨을 버렸다. 그것도 학교에서.

온갖 이 흐른다만, 아무래도 너무 버거운 업무와 가혹한 학부모 민원이 겹쳐 이 어린 선생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 같다. 아침에 이 사건을 읽었는데, 늦은 밤 지금까지 나는,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렇게 됐을까. 학교가 이렇게 됐을까.

갑질 학부모의 잘못이 크다. 못지않게 학교 측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비단 서이초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렵고 힘든 행정 업무, 어렵고 힘든 학년의 담임을 신규교사나 다른 학교에서 새로 오는 교사에게 떠넘기는 게 학교 사회에서 관례처럼 돼 있는 게 사실이다. 대개의 학교가 그런 것 같다. 그래, ‘기득권은 어느 정도 인정되는 게 적절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여야 한다. 교사는 일반 직장인이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힘들어도 배려한 줌 손에 꼭 쥐고 있어야 한다. 교육대학에서 공부만 하다가 막 선생님 된 '아가'. 뭘 알겠나 말이다.  "우리 때도 다 그랬어. 이 일 니가 해." 그러지 말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부메랑으로 온다.  

 

서이초 사건으로 참담함을 느낀 어느 현직 교사가 휴대폰 카톡 프로필을 검정 리본으로 바꾼 모양이다. 하늘로 떠난 이에 대한 추도의 의미다. 그랬더니 어느 학부모가 바로 항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른 아침에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고 선생님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이들 어린데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거 아시죠?”

 

인터넷에 공개된 문자 내용이다. 그 선생님, 더 참담했을 것이다. 하긴, 교사가 교실에서 커피 마시는 것이 아동학대아닌지 따져 드는 세상이다. 그러면, 이런 문자는 어떠한가.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개된 어느 교사와 학부모의 문자 대화이다.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문자 보낸 시간은  새벽 1시 46분. 

 

 

사람은 기댈 언덕이라도 있어야 이 험한 세상 살아낼 힘을 얻는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교사의 기댈 언덕은 교육부 이전에 우선은, 교육청(교육지원청)이다. 교육청은 교사의 부모와 같은 위치다. 품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민원 사건 때, 우선, ‘잡음일으킨 교사를 탓하고 죄인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상 학부모 편이 되어 일을 수습하려고도 한다. 그러지 말자. 교권 추락 그 이전에 교사의 외로움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