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광역시 지정유산의 현재
지난 호에서 국가 지정문화유산의 종류와 성격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강화에 있는 인천광역시 지정문화유산을 살펴보겠습니다.
특별시장이나 광역시장, 도지사는 관할 지역의 유산 가운데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을 ‘시·도 지정문화유산’ 등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시·도 지정문화유산은 가치를 재평가받아 보물이나 사적 같은 국가 지정문화유산으로 승격되기도 합니다. 실례로 인천시 유형문화유산이었던 ‘강화 전등사 업경대’가 2025년 9월에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강화 전등사 업경대’는 보물로 승격되면서 ‘강화 전등사 명경대’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국가유산기본법〉(2024)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시·도 지정문화유산의 종목 등이 〈문화재보호법〉(1962) 체계와 혼용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바로잡혀 갈 것입니다.
강화의 지정유산
강화의 지정유산은 그 종류가 다양해 조금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우선 그 종류를 확인하고 뜻도 풀어보겠습니다. 강화에는 인천시 유형문화유산·인천시 무형유산·인천시 기념물·인천시 문화유산자료·인천시 민속문화유산·인천시 등록문화유산이 골고루 분포해 있습니다.
유형문화유산: 건물, 책, 불상처럼 눈에 보이는, 그러니까 형태가 있는 유산을 말합니다. 교동향교, 온수리 성공회 성당 등입니다.
무형유산: 형태가 없는 유산입니다. 전통적인 공연이나 놀이, 신앙 관련 의식 등이 지정됩니다. 용두레질소리, 외포리 곶창굿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기념물: 사적이나 천연기념물에 준하는 지역 유산입니다. 고천리 고인돌군, 이건창 묘 등입니다. 기념물이었던 보문사 향나무는 새로운 분류 체계를 따라 ‘인천시 자연유산’이 되었습니다.
불은면 오두리에 벽돌로 쌓은 강화전성이 있습니다. 강화외성의 일부 구간입니다. 강화전성이 곧 강화외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화외성은 국가가 지정한 사적입니다. 그런데 강화외성에 포함되는 강화전성이 따로 인천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강화전성은 인천시 기념물임과 동시에 국가 사적인 것입니다.
강화전성만의 독특한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과거의 노력이 남긴 흔적입니다만, 이제는 중복지정의 실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문화유산자료: 유형문화유산이나 기념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보존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유산입니다. 유형문화유산이나 기념물보다 중요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는 유산이 바로 문화유산자료입니다. 철종외가, 서도 중앙교회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민속문화유산: 의식주, 신앙, 세시풍속 등과 관련한 유산입니다. 보문사 맷돌과 남산 미륵석상이 이에 해당합니다. 남산 미륵석상은 고려시대 왕릉이나 귀족 묘를 지키던 석인상으로 보이는데, 언젠가부터 주민들이 미륵으로 섬겨 온 모양입니다.
등록문화유산: 보존할 가치가 큰 근현대 유산을 의미합니다. 제작·건설된 지 대략 50년 이상이면 등록문화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길상면 온수리에 있는 ‘강화 금풍양조장’, 하점면 부근리 소재 ‘강화 하점면 고택’, 김구 선생이 방문했던 ‘강화 신문리 고택’이 인천시 등록문화유산입니다.

그러면, 돈대는?
조선 후기에 설치된 54개 돈대 중 여럿이 인천시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분오리돈대·후애돈대·삼암돈대가 유형문화유산입니다. 건평돈대·북일곶돈대·장곶돈대·망양돈대·미루지돈대·계룡돈대·굴암돈대는 기념물입니다.
돈대를 독립된 건축물로 보면 유형문화유산입니다. 돈대라는 공간에 스민 역사적 의미를 더 중요하게 본다면 기념물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경계가 조금 모호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유형문화유산과 기념물의 가치와 중요도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말해집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유형문화유산을 기념물보다 한 단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천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돈대가 더는 없을까? 또 있습니다. 유형문화유산이나 기념물보다 가치가 덜한 것으로 평하는 유산이 ‘문화유산자료’라고 했습니다. 화도돈대·무태돈대·망월돈대·선수돈대(검암돈대)가 문화유산자료입니다.
선수돈대가 문화유산자료? 망양돈대는 상위 등급인 기념물? 원형을 비교적 잘 간직한 선수돈대가 새로 보수하여 쌓은 망양돈대보다 아랫급이라는 결정에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지정 당시의 보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이겠으나, 등급의 적절성에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 광성돈대, 손돌목돈대, 용두돈대 그리고 덕진돈대 등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사적 광성보와 사적 덕진진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적인 고려궁지 내의 강화유수부 동헌과 이아(이방청)가 별도의 인천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례와 비교하면 어딘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건립 당시 최고의 돈대로 꼽혔던 월곶돈대 역시 현재 비지정 상태입니다. 유형문화유산인 연미정의 일부로 간주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돈대에 대한 문화유산 지정 작업에 일관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인천시와 강화군에서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차제에 바람직한 정비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강화역사심문〉 제7호(202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