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2025.01.03. 박길상 기자
7년 전 오늘, 2018년 1월 3일, 인천시가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를 강화도에서 인천으로 철수시켰다. 강화역사문화센터 전신은 강화고려역사재단이었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은 강화와 고려사 연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6.25전쟁 이후 고려 수도 개성이 북쪽 지역에 들어가면서 남쪽에서는 고려의 역사성을 내세울 만한 곳이 극히 드물었는데 강화는 달랐다.
여·몽전쟁 시기 39년간이나 피란수도로 기능했던 강화도가 남쪽의 거의 유일한 고려사를 간직한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 7월 강화고려역사재단이 인천광역시 산하 기관으로 설립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먼저, 2012년 8월 21일 인천시는 인천문화재단 내에 고려강화역사문화센터를 설치해 강화고려역사재단 설립을 준비했다. 2013년 7월 강화고려역사재단이 출범했다. 명칭은 강화지역의 역사 속에서 고려사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추진한다는 의미에서 '강화고려역사재단'으로 정했다.
기념식은 같은 해 9월에 열렸다. 기념식의 일환으로 고려 고종(재위, 1213~1259)의 무덤인 홍릉(洪陵)에서 고유제도 지냈다. 인천의 공공 기관이 역대 왕의 무덤 앞에서 제를 지낼 정도로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설립이 뜻하는 바가 컸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은 활발한 사업을 펼쳐나갔다. 매년 몇 차례씩 계속 강화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는 나름의 성과를 축적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종 시민 대상 강좌도 인기를 끌었다.
강화해양관방유적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추진 사업과 학술총서 사업 첫 번째로 진행한 <개성부원록(開城赴援錄)> 발간 역시 의미가 컸다. <개성부원록>은 1866년 프랑스군이 강화도를 침략했을 때 개성 백성들이 군대를 결성해 강화도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것을 기록한 책이다.
인천시는 강화고려역사재단을 기반으로 2017년 2월 문화재청 산하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를 강화에 유치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강화에 본부를 두고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전체 문화유적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조사를 위해 설립된 문화재청 산하의 지방연구소이다. 대단한 성과였다.
그러나 강화고려역사재단은 민선 6기 인천시 방침에 따라 다시 인천문화재단 산하로 통폐합됐다. 통합은 2017년 3월 1일 자였다. 강화고려역사재단 출범 3년 8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로 새롭게 출발해야 했다. 그리고 강화에서 인천으로 이전해야 했다.
인천문화재단으로 통합된 뒤 결국은 '강화'와 '고려'를 떼어 내고 '인천문화유산센터'로 이름을 고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을 청산은 경제 논리에서 인문학의 기초인 문학·역사·철학은 늘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시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