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을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진에게
이 드라마를 다시보기를 권한다.”
며칠 전 신문 기사, 마지막 문장이다.
기자가 소개한 드라마는 2021년에 SBS에서 방영한 16부작 ‘라켓소년단’이다.
안세영 선수를 모티브로 만든 연속극이라고 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진도 아닌, 내가
이 드라마를 찾아서 몰아봤다. 흥미진진하지 않다. 스릴, 반전, 통쾌, 이런 것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이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
이야기 기둥이 배드민턴이지만, 그냥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다.
사람을 성찰하는 인간 드라마라고 정의하고 싶다.
전라남도 해남군이 무대다.
사람 냄새와 흙냄새가 정(情)이라는 광주리 안에서 맛있게 버무려졌다.
슬픈 드라마가 아니다. 가을 하늘처럼 맑고 푸르다.
근데 이상하게 눈물이 흐른다. 자꾸.
멋있게 꾸미지 않은, 일상의 언어로 툭툭 던지는 대사.
그런데 별안간 훅 들어오는 말들이 있다. 내 속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고리타분한 단어로 쓰자면, 교훈적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기자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진에게 이 드라마를 권했지만,
나는 세상의 모든 어른에게, 특히 선생님들에게 권하고 싶다.
믿음, 치유, 사랑, 그리고 성장!
아쉬운 거 한 가지.
극중 우리 선수가 인도네시아에 가서 경기하는 장면이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하하는 듯한 내용이 나온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잘못한 거다.
그쪽 사람들도 이 드라마를 봤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