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수사반장이 끝났다.
재미없어도 봤을 거다. 향수이고 또 추억의 한 조각이니까.
그런데 재미까지 있었다.
좀 허술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뜻밖에도 친일파 문제를 굵직한 주제로 삼았다.
일제에 빌붙어 호의호식하던 친일파들이 해방된 조국에서도
여전히 득세하는 현실과 그로 인한 일그러진 사회상을 제대로 묘사했다.
좋은 드라마가 겨우 10회로 종결되어 아쉽다.
8회(2024.05.11.) ‘죄책감에 대하여’
어떤 아이 엄마가 집에서 죽임을 당했다.
잔인하게 살해됐다.
넋이 나간 어린 아들의 불쌍한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저 아들이 범인이 아니기를….’
하지만, 엄마를 죽인 범인은 그 아들이었다.
아들은 이미 아버지도 죽인 상태였다.
부모 죽이고 오리발 내미는 아들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배우가 최현진이다.
2008년생이니, 16살이다.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다.
‘저 아들이 범인이 아니기를….’
내가 바랐던 이유는 작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때문이었다.
거기서도 최현진은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를 연기했다.
섬뜩한 미소에 무서움이 들 정도였다. 천재급이다.
그런데 수사반장에서도 또 그렇게 나온 거다.
어린 나이인데, 혹여 이런 연기로 배우상이 고정되면 어쩌나.
성인 배우들도 악역 전문으로 자리매김 되면 고통스러울 텐데
이 아이는 연기하면서 얼마나 심신이 힘들었을까.
최현진 배우, 앞으로는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
어른들에게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
더는 음습한 옷 입지 말고, 뽀송한 옷 입었으면 좋겠다.
푸르른 16살이다.
蛇足
1958년, 그때가 정녕 ‘야만의 시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