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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常

적석사에서 울다

 

잎들이 붉게 타고 있었다

바람에 몸 내준 억새는 울고 있었다

황토색 승복 입은 중년의 사내

바위그늘에 묻혀 있었다

 

 

중이면서 아직은 중이 아닌 중간 중

흔들리는 뒷모습이 낙엽이었다

어쩌다가 늘그막에 머리 깎았느냐고

속으로도 묻지 않았다

 

 

인연의 무게에 눌려

쪼그린 어깨 펴지 못한 채

가득한 가슴 씻어내지 못하고

담배 연기 속에 눈물만 묻는다

 

 

사방에서 억새 울음 우는 소리

해탈하는 노을 소리

해 떨어지는 소리

속세의 끈 끊어내는 소리

 

강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