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冊

《세계사 눈뜨기》

 

나이 불문, 설레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사랑일 게다. ‘-’도 그렇다. ‘첫사랑이라는 단어에서는 언제나 풋풋한 풀내가 난다.

그래서 나에게 첫책세계사 눈뜨기는 각별하다.

 

1996년에 나왔으니 근 30년 전이다. 그때 내 나이 30대 초반이었다. 동녘 출판사에서 은혜를 베풀어 나를 저자로 만들어 주었다. 그 나이에 책을 낸다는 것, 언감생심이었다. 처음부터 출간을 목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니었다.

 

대학에서 한국사 위주로 공부하고 배웠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되어 한국사에 더해 세계사까지 맡게 되었다. 세계사를 잘 모르면서 아는 척, 가르치기 싫었다. 참고서 외워서 수업하기 싫었다. 아이들 질문에 시원시원 답해주지 못하는 나 자신도 싫었다. 그래서 공부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치열하게꽤 오래 세계사를 공부했다. 학생 때보다 더 열중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공부는 아니었다. 깊은 학식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냥 학생들 대상으로 무난하게 수업할 만큼의, 딱 그 수준이었다. 머리에 다 넣을 수가 없어서 주제별로 내용을 정리하면서 공부했었다. 그 정리한 글들이 바로 세계사 눈뜨기의 초벌 원고가 되었다.

 

이미 절판된 이 책을, 나는 지금도 가끔 꺼내서 표지를 손으로 쓰다듬는다.

 

 

세계사 눈뜨기가 인연이 되어 같은 출판사에서 한국사 눈뜨기도 냈다. 한국사 눈뜨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쓴 한국사 개설서가 역사공간 출판사에서 출간한 한국사 키워드 배경지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