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敎

선생님! 9.4집회(‘공교육 멈춤의 날’)에 안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덧 94일이 임박했습니다.

요즘 선생님들 마음이 몹시 불편할 것 같습니다.

저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여깁니다.

 

서이초 선생님께서 그렇게 가신 뒤

그 뜨거운 토요일마다 광장에 모여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게 해달라

절규하신 선생님들의 마음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이번 일로 교육 현장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교사가 국민의 응원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들이 이렇게까지 힘든지 몰랐다고 이구동성 말합니다.

 

그간, 적지 않은 일반인들이 교직을 좀 부정적 시각으로 보아왔습니다.

과거 학창시절의 기억에 따라,

애들 대충 가르치면서

여름방학 놀고, 겨울방학 놀고, 봉급까지 다 받으면서

거기다 퇴직하면 연금 받고, 얼마나 좋으냐 선생들은.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선생들이 얼마나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내 자식들 모두 졸업했어도

이 나라 미래를 위해 교육이 살아야겠다, 교사를 살려야겠다,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식이 변화되는 데는

그간 토요일마다 이루어진 수만 교사의 외침도 큰 몫을 했습니다.

집회가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은 토요일에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휴일이라서 수업 결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94일 월요일 집회라니요.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니요.

공교육은 하루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교육을 위해 교육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가는 것은 모순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외침을 모두가 외면하고 있다면 

평일 집회를 고려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아닙니다. 여론이 지지하고 언론이 연일 교사를 격려하며

정치권과 교육청도 나름의 개선책을 준비하며 애쓰고 있는 작금입니다.

굳이 월요일에 아이들을 방치하고 학교를 벗어나 집회를 열어야 할

필연성이 없습니다.

 

파업으로 지하철이 하루 멈추면 우리는 그들을 욕합니다.

의사가 하루 진료를 거부하면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분개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94일에 벌어질 학부모의 혼란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연가라서 피해가 없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 직장은 누군가 연가를 내도 다른 이에게 주는 피해가 별로 없지만,

학교는 동료 교사와 학생들에게 꽤 큰 피해를 끼칩니다. 선생님들이 잘 아실 겁니다.

교사는 교실을 지켜야 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 94, 교실에 있어 주세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육부!

유감입니다.

교육부 입장에서 9.4집회를 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대뜸 교장과 교사에 대한 파면’, ‘해임부터 거론한 것은 잘못입니다.

협박은 깡패들이나 하는 겁니다.

시대가 무섭게 변해도 교육부의 교사에 대한 인식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부모 역할입니다.

교사에게 명령하고 지시하고 통제하고 처벌하는 곳이 아니라

들어주고 격려하고 품어줘야 할 곳이 바로 교육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