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제목으로 뽑았어요. 둘 다 간지가 ‘병’ 자로 시작됩니다. 연대를 봅시다. 병자호란 1636년, 병인양요 1866년. 끝자리가 ‘6’으로 같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이번 호에서는 간지에 관해 알아봅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를 10간(干)이라고 해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12지(支)라고 하고요. 12지는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를 의미합니다. 사람의 띠(나이)를 표시하는 방법으로도 쓰지요. 순서대로 외워두면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옛날에는 12지로 시간도 구분했습니다. 하루가 24시간이니까 한 개의 지가 두 시간씩 가리키게 됩니다.
그래서 자시(밤 11시~새벽 1시), 축시(1~3), 인시(3~5), 묘시(5~7), 진시(7~9), 사시(9~11), 오시(오전 11시~오후 1시), 미시(1~3), 신시(3~5), 유시(5~7), 술시(7~9), 해시(9~11)가 되는 겁니다. 자정은 밤 12시. 정오는 낮 12시잖아요. 자시의 한가운데인 밤 12시를 자정(子正)이라 한 것이고, 오시의 한가운데인 낮 12시를 정오(正午)라고 한 것입니다.
10간과 12지를 합해 간지(干支)라고 부르죠. 간지로 연대를 표기합니다. 10간과 12지를 각각 하나씩 순서대로 적으면 됩니다. 갑자·을축·병인…, 이렇게요. 올해가 갑자년이면 내년은 을축년이 되고 그다음 해는 병인년입니다.
10간에 맞추다 보니 12지 중 마지막 두 개, 그러니까 ‘술’과 ‘해’가 남죠. 그냥 이어서 10간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계유 다음에는 갑술·을해·병자·…, 이렇게 나가는 거죠. 쭉 하다 보면 61번째 가서 맨 처음의 간지인 갑자(甲子)가 다시 나오게 됩니다. 이를 환갑(還甲)이라고 해요. 좀 까리까리한가요? 그러면 다음 표를 보세요. 정리가 될 겁니다.
갑 | 을 | 병 | 정 | 무 | 기 | 경 | 신 | 임 | 계 | 갑 | 을 | … | 갑 |
자 | 축 | 인 | 묘 | 진 | 사 | 오 | 미 | 신 | 유 | 술 | 해 | … | 자 |
병자호란 1636년, 병인양요 1866년, 끝자리가 모두 6으로 끝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다음 표에 답이 있어요.
갑 | 을 | 병 | 정 | 무 | 기 | 경 | 신 | 임 | 계 |
4 | 5 | 6 | 7 | 8 | 9 | 0 | 1 | 2 | 3 |
간지가 갑으로 시작되면 연대 끝자리는 무조건 4년, 을로 시작하면 5년, 병으로 시작하면 6년입니다. 그래서 병자호란과 병인양요 연대가 6년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더 확인해볼게요. 임진왜란은 1592년, 정묘호란은 1627년, 신미양요는 1871년. 그렇죠?
〈강화역사심문〉 제2호(2024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