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역사공간) 서평 중에서
숙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 바로 강화도다. 숙종은 오랜 세월 강화도에 공을 들였다. 즉위 초부터 ‘강화읍성’을 고쳐 쌓고 덕진진에 행궁을 짓게 하더니 세상을 떠나던 해에는 초루돈대를 완성하였다. 효종처럼 북벌을 밀어붙이지 않았지만 만약을 대비한 보장처를 갖추는 데 힘을 다했다. 진鎭·보堡 체제를 완성하고 수많은 돈대와 외성을 쌓았으며, 그것도 모자라 바다 건너 김포 땅에 문수산성을 쌓았다. 50개가 넘는 돈대 대부분이 숙종 때 세워졌다.
강화도 태생의 저자는 교사로 근무하며 강화도 역사를 통해 한국사의 깊이를 더하는 연구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2013년에는 강화역사문화연구소에서 ‘숙종 시대의 강화도’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으며, 100여 권 이상의 관련 문헌을 수집 ‧ 분석하여 집필하는 과정을 거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강화도를 보장처로 중시한 마지막 군주로서, 조선의 왕 숙종의 면모와 그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는 강화도를 보여 준다. 숙종과 강화도의 밀접한 연관성을 역사적 사실과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숙종이 재위 기간 동안 행한 일을 강화도의 모습과 비교해서 그린 연표는 지하철 노선처럼 선을 따라 읽어가는 재미를 더해준다. 해안 곳곳에 돈대가 숨어 있는 역사의 땅, 강화도에 대한 자부심과 왕권 강화를 위해 치열하게 싸운 숙종의 애잔함이 전해진다.
숙종의 재위 기간은 45년 10개월로, 14살에 임금이 되어 60세에 생을 마감하였다. 17세기를 마감하고 18세기를 연 군주, 중요한 시기에 왕위에 올라 묵직한 업적을 남기고 돌아간 군주, 강화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방어 시설 구축에 골몰했던 군주, 그가 바로 숙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