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앞으로 수없이 지나다녔다.
집 오가는 길이라서.
차창 밖으로 ‘낙비의 책수다’를 봤다.
‘저기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
내내 안이 궁금하였다.
두어 번 갔다가 실패했다.
‘close’
드디어 오늘,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공간은 좁았고
책방치고는 책이 많지 않았다.
근데
크고 많은 게 늘 좋은 건 아니다.
여기는 규모가 작아서 아늑하고
책이 적어서 한 권 한 권 모두
더 귀하게 느껴졌다.
주인장은 알뜰살뜰 공간을 나눠
책 읽을 수 있는 곳도 마련하고
차 마시며 책수다를 펼칠 수 있는 곳도 갖췄다.
‘수다’라는 단어의 느낌은 안 좋은 건데
거기에 ‘책’이 붙어 ‘책수다’가 되니
단박에 느낌이 확 좋아진다.
이곳에서 독서 모임 등 문화행사도
하는 모양이다.
고마운 일이다.
돈 벌자고 하는 일이 아닐 터.
그래서 멋지다.
첫 방문 기념으로
에세이 한 권 사서 나왔다.
부디, 주인장
이 공간에서 보람과 행복 누리시길.
그런데
‘낙비’는 무슨 뜻일까.
물어보고 나올걸.
아직도 나는, 낯선 이에게 말을 잘 못 건다.
못났다.